'10년 업력' 해외송금 기업 센트비…스테이블코인 신사업 '승부수'

재테크

뉴스1,

2025년 12월 03일, 오후 03:01

최성욱 센트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센트비 사옥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스테이블코인 신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국내 해외 송금 기업 센트비가 스테이블코인 분야 신사업에 진출한다. 10년간 다져온 해외 송금 인프라를 바탕으로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간 자유로운 교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센트비 사옥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이 같은 신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해외 송금만 10년, 스테이블코인 신사업은 '당연한 수순'

2015년 설립된 센트비는 지난 10년간 누적 송금액 14조 원을 달성했다. 이용자들이 그간 센트비를 통해 절감한 수수료는 6000억 원에 달한다.

센트비는 10년 업력으로 50만개 이상의 송금 수취 채널, 80개 이상의 해외 파트너도 확보했다.

최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나 중소기업 등 주로 금융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센트비에 절호의 기회가 됐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해외 결제, 송금, 무역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통한 해외 송금이 영업일 기준 짧게는 이틀, 길게는 14일까지 걸리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통하면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데다 수수료도 훨씬 저렴하다. 해외 결제도 마찬가지다.

최 대표는 "국경 간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최소 5% 이상의 수수료와 일주일 이상 걸리는 정산 지연 문제를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5년 처음 설립했을 때 비트코인을 통한 송금 방식을 썼었고, 가상자산을 통한 해외 송금 경험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2017년 말부터 정부 방침으로 가상자산 송금을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오프램프' 서비스부터…"컴플라이언스 문제없다"

센트비가 구상한 스테이블코인 분야 신사업은 온램프(On-ramp) 및 오프램프(Off-ramp) 비즈니스다. 온램프란 달러, 유로, 원화 등 법정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하며 오프램프는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센트비는 '오프램프'에서 시범적으로 스테이블코인 환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른 송금 및 환전 서비스들에 비해 오프램프 면에서 확실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문페이, 파이어블록스 등 다른 온램프 및 오프램프 업체들은 주로 웹3 생태계를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들이라, 온램프와 월렛(지갑) 비즈니스는 잘 구축해 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바꾸는 오프램프와, 바꾼 법정화폐를 은행 등 수취 채널로 뿌리는 '페이아웃(Payout)' 면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웹3 기업들은 기존 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센트비의 경우 해외 송금 업력으로 전 세계 수취 채널과 금융기관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오프램프 및 페이아웃 단계에 강하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면에서는 센트비가 보유한 싱가포르 주요결제기관(MPI) 라이선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아직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센트비 한국 법인은 스테이블코인을 다루지 않을 것이고,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화폐로 환전하는 서비스는 싱가포르 법인과 싱가포르 MPI 라이선스를 활용할 예정"이라며 "싱가포르 라이선스가 있기 때문에 지체 없이 바로 사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오프램프 서비스도 싱가포르 법인에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달러로 바꾼 뒤, 국내 법인에서는 달러를 원화로만 환전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사업 파트너들을 확보한 것도 강점이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우선 동대문 APM몰과 협업해 중국 상인들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의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출시한다. 또 라인넥스트와도 협업해, 라인 메신저 내 게임에서 리워드로 지급하는 USDT를 환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우선은 송금 이용자가 많은 동남아시아와 라인 사용자가 많은 일본이 주요 대상국이 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도 가상자산 송금에 해당하는 사업자 유형이 생길 경우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딸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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