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도봉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3일 이데일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신규(갱신 제외) 월세 계약은 총 5만 7876건으로, 이중 월세금 500만원 이상은 1239건(2.1%)인 것으로 집계됐다.
예년과 비교해 고액 월세 비중이 빠르게 커진 결과다. 2021년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 중 월세금 5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중은 1.3%로, 2022년(1.6%)과 2023년(1.5%)도 이와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1.8%로 소폭 증가한 데 이어 올해 2%대를 넘긴 셈이다. 월세금 1000만원 이상 초고액 월세 역시 올해 총 185건으로 이미 지난해 계약건수(180건)를 넘어섰다.
전세사기와 저금리 기조 등으로 최근 몇 년 새 두드러진 전세의 월세화가 올해 6·27 대출규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정부 규제로 더욱 가속화하며, 월세가격 불안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들어 분기별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 중 고액 월세 비중을 살펴보면 1·2분기 각각 1.7%, 1.9%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 정부 규제가 본격화된 3분기 무려 2.7%, 4분기 들어 2.4%로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앞서 서울 전세매물은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더해 저금리 기조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가 겹치며 감소세를 면치 못해왔다. 전세의 월세 전환 이율(6%대 초반)이 시중 예금금리(3~4%대)보다 높아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여기에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2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면서 신규 전세매물도 찾아보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 4902건으로 전년동기(3만 1483건) 대비 20.9%. 2년 전 동기(3만 6007건) 대비해선 30.8% 급감했다.
전세매물 기근 속 고강도 대출규제로 매매조차 어려워지니, 목돈 없는 실수요자들은 월세로 눈을 돌려야 할 처지가 됐다.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원은 “매매수요가 월세 등 임대차 수요로 전환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임대인은 전세금 인상분 일부를 월세로 전환해 임차인에게 보증부월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전월세 매물 게시판.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급지 외에도 △중구 마이스터빌(보증금 4500만원·월세금 1250만원) △양천구 현대하이페리온(보증금 5000만원·월세금 1000만원) △서대문구 연희리젠시빌(월세금 1100만원) △금천구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보증금 1000만원·월세금 1000만원) △종로구 디펠리스(보증금 1억원·월세금 1000만원) 등에서도 초고액 월세가 등장했다. 또 도봉구에선 주공17단지와 창동주공1단지가 올해 각각 월세금 750만원, 800만원 고액에 계약을 맺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10월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46만원으로 2015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동기(133만3000원) 대비 9.5% 증가한 수치로, 올 들어 1월 134만원에서 매달 오름세를 거듭한 결과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