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 채권 대표 “내년에도 美 금리인하…중·단기채에 투자할 때”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2월 09일, 오후 07:1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국은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겁니다. 내년 채권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AB)의 스캇 디마지오 수석부사장 겸 채권 부문 대표는 9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에 주요 선진국보다 더 많은 금리인하를 단행해 다른 국가들과 금리 격차를 좁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캇 디마지오 얼라이언스번스틴(AB) 수석부사장 겸 채권 부문 대표. (사진=얼라이언스번스틴)
◇“단기채 금리 계속 하락…장기채는 변동성 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10일(현지시간)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75∼4.00%로 25bp를 인하하면 3.50~3.75% 수준으로 낮아진다.

디마지오 부사장 역시 “노동 시장을 둘러싼 위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시장 전망에 동조했다. 이어 “이달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실업률이 4.4%로 상승해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금리인하의 가장 강력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채권 시장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단기채 및 중기채의 금리 인하, 즉 가격 인상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디마지오 부사장은 “연준은 노동 시장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연준이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함에 따라 단기채, 예를 들어 5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금리)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장기채 금리에 대해서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와 부채 부담의 증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AB의 초점은 중기물에 맞춰져 있으며 투자자들도 중기채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고 제언했다.

◇“유럽 국채·크레딧 등 다변화해야…빅테크도 유효”

미 국채 외에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을 추천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2~3년간 대부분 지역의 채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달러 기반 전략의 헤지수단으로 유럽 국채 투자를 제안했다.

가장 매력적인 채권 섹터로는 미 국채와 함께 크레딧 채권을 언급했다. 디마지오 부사장은 “국채를 비롯한 금리 민감 자산과 크레딧과 같은 성장 자산을 하나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관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극심한 인플레이션에도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관점에서 볼 때 신용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올 들어 약 2000억달러(한화 294조원)에 달하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채권이 발행됐다”면서도 “대부분 하이퍼스케일러는 강력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에서 탄탄한 잉여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또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는 수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소규모, 저등급 발행사나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이 하이퍼스케일러와 연관된 프로젝트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경기 둔화 시 가장 취약한 경기 민감 산업이나 부도 비중이 큰 CCC 등급 회사채, 저등급 증권화 부채의 비중은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신흥국 채권, 증권화 자산 등의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AB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리서치 및 투자회사로 전 세계 26개국 52개 도시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 서울 사무소를 열고 2007년 국내 법인인 AB자산운용을 설립했으며 현재 3조 4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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