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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 10월 중순 온스당 4398달러(약 637만원)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10월 말부터 횡보 국면에 진입했다. 2026년 2월 선물은 연초 대비 60%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약세가 아니라 ‘재상승을 위한 포지셔닝’으로 해석된다. 역사적으로 금은 12월에 조용히 횡보하다가 1월에 강세를 되찾는 패턴을 보여왔다. 15년간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1월 27일부터 1월 12일까지가 최적의 금 매수 구간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 금 가격이 온스당 4500~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2026년 0.50%포인트~0.75%포인트 예상),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인플레이션 우려, 지정학적 위험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 극단적 전망은 1만 달러까지 제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 가격은 더욱 극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은 지난달 28일부터 급등을 시작해 이날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대비 110%의 상승률이다. 은 값 급등의 핵심 요인은 산업 수요 폭발이다. 은 수요의 60~70%는 산업용으로, 특히 태양광 패널, 전기차(EV),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의 수요가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공급 부족도 심각하다. 지난 10월 런던 귀금속 시장에서 역사적인 공급 압박이 발생했고 중국의 은 재고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광산 생산이 급증하는 소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은이 미국 핵심 광물 목록에 추가되면서 관세 우려도 제기됐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수키 쿠퍼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은 가격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유지하지만 가격 변동성은 지속할 것이다”며 “특히 S232 핵심 광물 보고서가 지역 시장의 공급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은 값이 온스당 60~8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구조적 공급 부족과 가속하는 산업 수요를 고려해 2027~2028년 중 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사진=AFP)
구리 가격도 올 들어 30% 이상 뛰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당 1만1000달러를 돌파했다.
급등의 직접적 계기는 대형 광산 사고였다. 지난 9월 세계 2위 구리 광산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에서 치명적인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블록 케이브 부분이 내년 2분기까지 폐쇄될 예정이다. 칠레의 케브라다 블랑카 구리 광산도 운영상 어려움으로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 수요도 변수다. 과거에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중국이 수입을 줄였지만, 이번에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중국도 높은 가격에 매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는 구리 가격이 2026년 2분기에 톤당 1만 2500달러, 연평균 1만 207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시어러 책임자는 “내년 데이터센터 설치에서 약 47만 5000톤의 구리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대비 약 11만톤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의 5~10%를 귀금속에 배분할 것을 권고했다. 금은 ‘하락 시 매수’ 전략과 정액 분할 매수가 유효하다. 은 채굴 기업과 은 ETF(상장지수펀드)가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구리는 채굴 기업들이 탐사와 기술 혁신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태양광 패널, 전기차 제조업체 등 은과 구리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산업은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연준의 앞으로 금리 인하 가이던스, 미국 경제 지표, 녹색 기술 산업 수요, 글로벌 공급망 역학, 달러 강도를 주시해야 한다”며 “ETF 자금 유입과 중앙은행 매입 추이도 중요한 시장 지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