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들썩” 1기 신도시급 개발 호재에 부산 집값 ‘꿈틀’(종합)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2월 18일, 오전 07:46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부산 아파트 시장이 2년 넘게 이어진 긴 하락의 터널을 벗어났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집값 그래프가 명확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정부가 추진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에 부산 내 주요 단지들이 선정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힐스테이트 가야 조감도(사진=현대건설)
1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8일 기준)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상승했다. 지난 10월 셋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8주 연속 오름세다.

부산 아파트값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2년 넘게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올해 10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끊어냈다. 이후 11월부터는 매주 0.03% 수준의 상승 폭을 유지했고, 11월 셋째 주에는 전주 대비 0.04% 오르기도 했다.

실제 최근 한 달간 부산 아파트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해운대아이파크 전용면적 92㎡는 지난달 12억 7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직전 최고가(7억 7000만원) 대비 5억원 넘게 올랐다. 해운대경동리인뷰 2차 전용 84㎡는 한 달 만에 2억 5000만원가량 오른 11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대규모 신규 단지도 올해 들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가야’ 1~2단지가 487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전 가구가 84㎡ 이하인 점이 주목을 받았다. 또한 대우건설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가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총 12개동, 1481가구 규모로 공급된 것을 비롯해 서면 어반센트 데시앙(762가구), 서면 써밋 더뉴(919가구) 등도 공급됐다.

공급 증가에도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부산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통해 800명 넘는 상주 직원을 확보할 수 있고, 이와 함께 국내 해운사 등도 부산으로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부산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이 부산에서도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관망하던 대기 수요가 핵심 입지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규모 재건축 호재도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북구 화명·금곡지구와 해운대구 해운대지구 등 2곳을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로 선정했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외 지역에서 이 같은 정비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정으로 북구 화명·금곡지구 12번 구역(코오롱하늘채1·2차) 2,624가구와 해운대지구 2번 구역(두산1차·LG·대림1차) 4,694가구 등 총 7,318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해당 단지들은 주민 참여도가 높아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되며, 부산시는 내년 초 기본계획을 확정해 이르면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은 지역별 집값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다. 상승세는 정비 사업 호재가 있는 동부산권이 주도했다. 해운대구는 12월 첫째 주 0.16% 오른 데 이어 둘째 주에도 0.18% 상승하며 부산 전체 시세를 견인했다. 전통적 주거 선호 지역인 동래구 역시 같은 기간 0.13%, 0.11%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개발 호재가 상대적으로 적은 서부산권과 원도심 일부 지역은 여전히 보합이나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입지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내년 분양 시장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비수도권 분양시장은 내년에도 입지 여건과 개발 호재 유무, 분양가 경쟁력 등에 따라 수요자들의 단지별 옥석 가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 접근성이 양호해 인구 유입이 기대되거나, 향후 광역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가 확충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핀셋 청약’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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