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순환·북부간선 지하화에 3.4조 투입…불편 최소화 총력(종합)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2월 18일, 오후 09:32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출퇴근길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는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위해 서울시가 12년 간 3조 400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공사 기간 교통체증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하도시고속도로는 2035년 완공, 고가 철거 및 지상도로 확충까지 2037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통해 강북 고속도로를 확충, 강북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 구상 기자설명회’에서 발표를 마치고 고가도로 조형물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서울시는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도시고속도로 공사에 3조 3800억원을 내년부터 2037년까지 나눠서 투입한다고 18일 밝혔다. 공사 구간은 신내~성산나들목(IC) 구간으로 20.5㎞의 지하도시고속도로를 설치한다. 연 3000억원 정도 투입하는 것으로 1년 예산이 51조원에 달하는 서울시가 부담하기 어렵지 않은 수준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서울시 재정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하화 공사 현장 인근 재개발·재건축·복합개발 등 정비사업의 공공기여 부분을 해당 공사에 투입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최종 완공까진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신내~성산IC 구간 지하화에 1차 사업을 마치고 순차적으로 하월곡~성동분기점 공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해당 구간 공사 비용만 1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번 계획에는 묵동천과 홍제천의 하천 정비 비용만 산정되고 정릉천은 제외됐다. 묵동·홍제천과 달리 정릉천은 복개된 상태라 하천 정비 비용에 상당한 금액이 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주변 3개 하천 정비에 약 6조 원이 든다고 추산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같은 재정 부담에도 이번 사업을 민간투자사업이 아닌 재정 투입사업으로 실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재정투입사업일 경우)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 (이용하는) 시민들의 부담이 없고 운행 시간 단축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도 있다”며 “노후화된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의 유지 관리비를 고려했을 때 재정사업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준비 기간을 길게 가져가 연간 분할 투자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 “지하도로 완성 후 고가 철거로 교통량 분산”

서울시는 이번 공사로 인한 교통체증·소음 등 각종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앞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과정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지난 9월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지하도시고속도로 공사 기간인 2030년부터 2035년까지는 수직구(지상에서 지하로 연결되는 통로) 인근과 각 램프(출구) 인근에서 시민 불편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고가도로 철거와 지상도로 확장 공사가 이뤄지는 2035년부터 2037년에는 본격적인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부간선도로와 달리 준비 기간이 길고 지하도로 완성 후 고가를 철거하기 때문에 교통량 분산 등으로 교통체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시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사전에 듣고 조율하기 때문에 시민 불편은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자치구·지역 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를 통해 강남에 비해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채우고 ‘강북전성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인구 수에서 큰 차이가 없는 강남과 강북의 도시고속도로 노선 수를 비교하면 강북이 6개 노선으로 15개 노선이 있는 강남에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다. 도시고속도로 연장을 비교해도 강남 147㎞, 강북 96㎞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지하화를 통해 해당 구간에는 2~4차로가 증가해 교통 여건이 대폭 개선된다.

오 시장은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와 함께 강북 횡단선을 별개로 진행하는 등 강북 지역 발전을 위해 대개조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강북 경쟁력과 삶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전 묵동천 모습(왼쪽)과 건설 후 묵동천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전 정릉입구교차로 모습(왼쪽)과 건설 후 정릉입구교차로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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