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하반기 들어 조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주요 대형 가상자산 중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바이낸스코인(BNB)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소송 종료와 창업자 사면 등 규제 리스크 완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대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 트론(TRX)이다. 반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은 연초 대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밈 코인 대표주자인 도지코인(DOGE)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60%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시총 상위 10개 가상자산 중 상승 종목은 단 2개…BNB·TRX 선방
31일 오후 2시 16분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가상자산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8개 종목의 연초(1월 1일) 대비 상승률은 △바이낸스코인(+22.92%) △트론(+13.02%) △비트코인(-4.27%) △엑스알피(-7.52%) △이더리움(-10.72%) △솔라나(-33.47%) △카르다노(-58.38%) △도지코인(-60.35%) 순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상자산은 바이낸스코인(BNB)이다. 바이낸스코인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자체 블록체인인 BNB 체인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의 기축통화로 활용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하락장에서도 바이낸스코인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배경으로는 미국 규제 환경 변화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친 가상자산' 기조가 강화되면서, 바이낸스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023년 미등록 증권 판매 및 허위 정보 제공 혐의로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2월 바이낸스와 공동으로 소송 종료를 요청하는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후 5월 해당 소송은 공식 취하됐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던 창펑 자오 바이낸스 창업자를 사면하자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사면 소식 직후 바이낸스코인은 하루 만에 16%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당시 바이낸스는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연초 대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트론(TRX)이다. 저스틴 선이 지난 2017년 출시한 트론은 스마트 콘트랙트를 지원하는 오픈소스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트론 토큰은 네트워크 수수료와 블록 생성, 스테이킹(예치) 보상 등에 활용된다.
트론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 증시 상장 추진이 꼽힌다. 트론은 지난 6월 나스닥 상장사 SRM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했으며, 7월에는 SRM의 사명을 '트론'으로 변경하고 향후 3년 내 나스닥100 지수 편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트론은 트론 토큰을 지속해서 매입하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전략을 이어왔고, 지난 29일에는 저스틴 선으로부터 18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현물 ETF 출시·법안 통과 호재에도 약세…도지코인 60% 하락
반면 나머지 주요 가상자산은 연초 대비 하락한 모습이다.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도지코인(DOGE)으로, 연초 대비 60.35% 하락했다.
단순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밈 코인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크고,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가상자산 하락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솔라나(SOL)와 엑스알피(XRP) 역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솔라나와 엑스알피 현물 ETF는 각각 지난 10월과 11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다. 당시 기관투자가 자금 유입으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가 컸으나, 전반적인 시장 하락 흐름을 버티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 7월 미국에서 통과한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의 최대 수혜 종목으로 꼽혔던 이더리움도 약세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지난 4월 1472달러까지 하락하며 이른바 '트럼프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가, 지니어스법 통과 이후인 8월 사상 처음으로 4800달러를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후 뚜렷한 추가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한 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