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타운·신속통합기획 등 기존 서울시 정비사업과의 정책적 정합성은 물론, 공사비 급등 국면에서의 사업성 확보와 공공·민간 참여 구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 관련 이미지(사진=구글 제미나이)
정부는 아파트와 빌라, 단독주택 외에 도심 내 빠르게 공급될 주택 유형을 다변화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을 실제 진행하게 될 서울시에서 정책을 수용할지가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정부가 주도한 민간도심복합개발 조례 제정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만큼, 중앙정부 주도의 도심내 정비 모델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도심 블록형 주택 역시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도화 자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 내부에서도 해당 정책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블록형 주택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서울시와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한 적이 없어, 어떤 형태의 주택인지 실체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사업이 구체화돼 추진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법 제정이 필요해 보이고, 이 경우 지자체별 조례 마련이나 사업지별 사업 주체 선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모아주택·신속통합기획, 최근 조례 제정이 이뤄진 민간도심복합개발 등을 통해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모아타운은 신축과 구축이 혼재돼 전면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소규모 주택 단위로 묶어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며, 민간도심복합개발은 주거 기능에 업무·상업·문화시설을 입체적으로 결합해 공공뿐 아니라 민간의 도심 복합개발을 허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 사업은 적용 대상지와 추진 주체는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단지형 아파트 공급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 논란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도심 블록형 주택의 경우 아파트와 빌라 사이의 새로운 형태의 주택 유형으로 시장의 실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재 서울 주택 수요는 여전히 대단지 아파트에 집중돼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빌라의 아파트화”라며 “아파트 수준의 관리와 커뮤니티를 구현하지 못하면 수요를 끌어들이기 어렵고,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아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 강력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시장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은 “주택 시장은 이미 대규모 단지와 커뮤니티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블록형 주택은 공공 주도든 민간 주도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토지주들이 선뜻 땅을 내놓을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다 짓고도 팔릴지 의문이 남는 상황에서 쉽사리 민간 사업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사비 급등 국면에서 소수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어 주민 동의를 끌어내기도 쉽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공공 주도로 사업을 진행하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공공이 나설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역할이 관건이지만, 현실적으로 공공이 직접 블록형 주택을 개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LH 관계자는 “현재 단독주택용지는 대부분 개별 매각이 원칙이고, 공공이 다세대·소규모 주택을 직접 건축·분양하는 구조는 아니다”며 “블록 단위 개발은 과거에도 거의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으로 사업성이 나지 않는 것을 공공으로 주도해 공급한다는 ‘공공만능주의’로 이번 사업을 또 다시 밀어붙이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에서 안되는 것은 공공으로 해도 결국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