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의 통합 승하차 구역 ‘웰컴 콩코스(Welcome Concourse)’ 투시도.(사진=롯데건설)
이 같은 시도는 지하주차장을 단순한 ‘통과 공간’이 아닌 ‘서비스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기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동선이 길고 폐쇄적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건설사들은 이 공간이 입주민이 자주 마주하는 생활 접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출퇴근이나 장보기, 자녀 이동 등 일상 동선의 시작과 끝이 대부분 지하주차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 공간에서의 경험이 아파트 전반의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술을 앞세운 지하주차장 경쟁은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은 인공지능(AI) 기반 주차 관제·유도 시스템을 적용한 ‘래미안 AI 주차장’을 선보였다. 입주민의 주차 패턴을 학습해 선호 위치를 추천하고 방문 차량에는 최적의 이동 경로와 주차 위치를 안내한다. 전기차 충전 시스템도 주차 관제와 연계해 자동 인증과 요금 관리까지 통합 운영된다. 주차 위치 확인과 출차 동선 안내는 세대 내 월패드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삼성물산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공급한 ‘래미안 원페를라’에 첫 도입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수주한 강남구 개포우성7차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래미안 AI 주차장’ 입출차 사이니지.(사진=삼성물산)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지하주차장을 차별화하는 사례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연 채광과 조경 요소를 접목한 ‘더샵 바이오필릭 지하주차장’을 통해 지하공간에서도 자연을 체감할 수 있는 설계를 2022년 일찌감치 선보였으며 이후 일부 분양 단지에 해당 서비스를 적용했다. 물류·생활 로봇 이동을 고려한 동선 확보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함께 적용했다.
건설사들이 지하주차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아파트 상품성 경쟁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와 기본형 건축비 제도, 경관 규제 등으로 외관이나 마감재를 통한 고급화에 한계가 생기자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고 체감도 높은 지하공간으로 차별화 전략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하주차장은 입주민뿐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조합원과 수요자에게도 직관적으로 비교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수주 경쟁의 핵심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주차 대수 확보를 넘어 로봇 서비스와 스마트 주차, 친환경 설계 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경쟁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엔드 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러한 흐름이 점차 일반 단지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지와 평면 중심의 아파트 경쟁이 한계에 이르면서 건설사들은 입주민이 매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며 “지하주차장은 기술을 접목했을 때 효과가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영역인 만큼, 향후 로봇·AI 기반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포스코이앤씨 ‘더샵 바이오필릭’ 지하주차장.(사진=포스코이앤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