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아파트 전경.(사진=김은경 기자)
센터 내부는 이동통신사와 렌탈업체들의 판촉으로 북적였다. 통신사들은 사은품을 나눠주며 약정 조건을 안내했고 지하 주차장에는 입주민 혜택을 내건 대형마트와 입주 청소·렌탈 업체 부스가 줄지어 들어섰다.
센터 운영이 시작되자 조합원 확인처 앞에는 번호표를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키 불출(열쇠 지급)과 서류 접수를 기다리는 입주민들로 대기 공간은 금세 붐볐다.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신혼부부보다는 중·장년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가 단지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입주지원센터에서 입주민들이 번호표를 뽑고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다만 높은 시세 차익 이면에는 부담도 따른다. 정부의 6·27 대책 이후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된 단지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당첨자들은 전용 74㎡ 기준 최소 12억원 안팎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했다. 규제 부담에도 불구하고 입지와 희소성이 이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인근 파크리오 아파트에서 거주하다 이사 왔다는 김희주(가명·67)씨는 “기다렸던 곳에 들어오게 돼 기쁘다”며 “커뮤니티 시설이 기대 이상으로 고급스럽고 지하로 동선도 개방감도 좋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차 운전을 선호하지 않는데 2·8·9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입지도 마음에 든다”며 “이삿짐도 이미 다 들여놨다”고 했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이동통신사 홍보 부스가 늘어서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7년 넘게 입주를 기다렸다는 조합원 이지선(가명·58)씨는 “잠실에서 새 아파트로 재건축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만큼 입주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사 일정은 3월이지만 커뮤니티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벌써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단지 안의 열기와 달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신천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새 정부 들어 각종 규제가 이어지면서 송파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며 “대단지 입주가 시작됐다고 해서 거래가 살아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신축 단지가 호가를 끌어올리면 주변 단지들이 이를 따라가는 흐름”이라고 부연했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아파트 단지 내부에 ‘입주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통상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전세 매물이 늘며 주변 전셋값이 하락하는 ‘입주장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에는 실거주 의무 강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임대(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않는 데다, 대출 규제 이후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고 입주 물량 자체도 예전만큼 크지 않아 이 같은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주장 효과가 약해진 흐름은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때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이 실입주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전세나 월세로 나올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구조가 유지되는 한 입주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고가 신축 단지가 들어서며 형성된 호가가 고착화하면 결국 실거래 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아파트 단지 정문으로 차량이 오가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