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 수석은 이날 유튜브 채널 ‘백운기의 정어리TV’에 출연해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 부동산 망국론을 자주 얘기하셨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모양새로 우리가 가는 것 같다, 부동산 때문에 나라가 휘청거리면서 뒤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에 관해서는 “새로운 증세안을 발표한 게 아니다”라며 “필요에 따라 1~2년 더 유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으로 유예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이어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촌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양도세 중과 효과는 ‘반짝’에 그치고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보유) 할 수 있을까”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현재 종부세 세율은 2주택 이하의 경우 과세표준 구간별로 0.5~2.7%, 3주택 이상은 0.5~5%가 적용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으로 일부 부담을 완화했지만 제도의 기본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종부세 최고세율이 과세표준의 6%까지 올라갔고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부터 중과세율이 적용되면서 세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 대통령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를 다시 3주택자 수준으로 과세하는 방안 △3주택 이상 최고세율 상향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이 거론된다. 특히 ‘비거주 1주택’까지 언급한 점을 두고 고가 1주택자나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시야가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대통령 발언은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다주택자가 매도를 미루고 버틸 경우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식의 대응이 가능하다는 신호”라며 “보유세는 매년 반복적으로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정책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유세 인상은 임대료 전가나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보유세와 함께 거론되는 또 다른 세금 카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제도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SNS를 통해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비거주 1주택을 투자·투기 목적의 보유로 볼 수 있다면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타당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장특공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장특공은 주택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이 길수록 양도소득세를 줄여주는 제도다.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을 각각 반영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반면 다주택자는 보유 기간에 대해서만 최대 30%가 적용된다. 고가 주택일수록 양도차익 규모가 커지는 구조에서 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하기 때문에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키운 제도적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특공 조정이 실제 이뤄질 경우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실거주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단기간 내 제도 변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직장·자금 사정 등으로 실거주가 어려운 경우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에서 1주택자를 거주 여부로 나누게 되면 청약 제도, 주택 수 산정 기준 등 관련 세법 전반을 함께 손봐야 한다”며 “사실상 세법 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없이 단기간에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일정상으로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세법 개정안이 실제 반영되려면 7월 말 정부 개정안에 담겨야 하고 이후 국회를 거쳐야 내년 시행이 가능하다”며 “지금의 발언은 즉각적인 제도 변경이라기보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의 잇단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서울·수도권 집값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오르며 10·15 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다시 꿈틀대자 거래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정책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