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퀸즈 지역에서 30년간 보석점을 운영해온 알렉스 씨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예전엔 투자 목적이나 축하 선물로 금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누구도 지불할 수 없는 가격까지 올라버렸다.”
사진=로이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다이아몬드 거리’ 모습을 전했다. 보석 상점 앞마다 건장한 남성들이 늘어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금 구매를 권유하고 있었다. 금값이 역사적 고점을 경신한 가운데 판매에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보석상들에 따르면 최근 급등한 금값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로 ‘은’이다.
알렉스 씨는 “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 목적으로 사는 사람이 최근 늘었다”며 “금에 비해 접근하기 쉬운 가격이 구매 의욕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보석점 입장에서는 금이 주력 상품이고 거래 규모나 마진이 더 크기 때문에 금 판매 감소가 타격일 수밖에 없다.
은 가격도 지난 23일 뉴욕 선물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골드IRA가이드가 이번 달 실시한 2000명 대상 조사에서 지난 1년간 금이나 은을 투자 목적으로 구매한 비율은 38.6%에 달했다. 이 중 90%는 재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울리케 호프만 부르하르디는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올해 더 늘 것으로 예상돼 금 롱포지션(매수 후 보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값 급등 배경에는 최근 고조된 지정학 리스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취득 시도를 둘러싼 유럽·미국 대립 우려와 이란 정세 긴장 등이 위험 회피 자금을 끌어들였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우려도 귀금속 수요를 자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형사 수사 대상이 됐다고 밝히면서 중앙은행 독립성이 흔들려 금융정책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에이미 가워는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들 리스크가 있다”며 “금값이 오르면 중앙은행들이 준비금 목표 달성을 위해 금 매수를 줄일 필요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