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찾은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공인중개업소에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를 고민하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집주인들은 이날 국무회의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대통령이 (5월 9일 계약분까지 유예하는 것)국무회의때 논의한다고 했는데 왜 결과가 없나. 그대로 간다고 보면 되는 건지” 등을 문의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작년에 연장할 때 1년만 한다고 했고, 올해 5월 9일로 끝난다”며 “이건 이미 명백하게 예정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서 “마치 새롭게 부동산 양도세를 중과하는 것처럼 정책에 대한 공격도 있다”며 “이런 데에 휘둘리면 안 되고, 그에 따른 문제점들도 철저히 보완해 정책을 한 번 결정하면 결정 과정은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정해진 뒤에는 그대로 집행해야 예측 가능한 합리적 사회가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관망 국면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소식에 호가 전반이 급격히 낮아지진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송파·강동구와 마포·동작구 등에서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김제경 소장은 “매도 문의 자체는 서울 전반에서 늘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끊긴 상태”라며 “5월 9일 시한을 의식해 매도를 고민하는 사례는 핵심지보다 외곽 지역에서 더 많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은 ‘똘똘한 한 채’를 찾아 가격대가 낮은 주택부터 파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위원은 “강남 핵심지를 제외한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다주택자 매물이 일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5월 9일 이후에는 다시 매물이 회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송파·마포·동작구 등에서는 전고점 대비 가격을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마포구 ‘마포그랑자이’ 전용 84㎡는 전고점 대비 약 2억원 낮은 23억원대에 매물이 나왔고, 동작구 ‘신동아리버파크’도 호가가 14억원대 중반으로 전고점인 15억원대에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상승 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수도 소폭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3607건으로, 5일 전보다 3.9% 늘었다. 용산구(3.1%), 동작구(2.7%), 서초구(2.3%), 강동구(1.6%) 등이다.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 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시장에서는 매도 의지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말부터 양도세 중과 여부를 놓고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 문의가 꾸준히 있었다”며 “대출 여건이 좋지 않고 실거주 요건까지 겹치면서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점도 부담이다. 계약부터 지자체 허가, 잔금 납입까지 통상 3개월가량 소요되는 구조인 만큼 다주택자들은 집을 지금 급매로 내놓아야 할지, 계약만 맞추고 관망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특히 25억원 안팎의 고가 주택은 매수자의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6월 1일 보유세 부과 시점을 앞두고 매도를 고려하던 집주인들마저 판단을 미루는 모습이다.
매매 대신 증여나 상속을 검토하는 다주택자도 늘고 있다. 서울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인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서울 내 주택을 증여하면 증여취득세에 중과세율이 적용돼 공시가격 3억원 이상 주택은 세율이 최대 12%까지 올라간다. 세 부담이 3배가량 늘어나는데도 차라리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창섭 우대빵부동산 대표는 “이미 다주택자들에게 선택할 시간은 충분히 주어졌고, 남은 이들은 증여나 상속을 염두에 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시장은 매물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 자체가 거래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