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7만달러대로 급락한 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2.2/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이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인물이 차기 연준 수장으로 지명되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것이다.
주말 사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약 360조 원 증발하며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일제히 급락했다.
2일 오전 10시 16분 코인마켓캡에서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 6000억 달러(약 3789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비 8.7% 줄어든 수치다. 지난 주말 동안 2500억 달러(약 364조 원)가 증발한 셈이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달 31일 8만 40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BTC)은 전날 8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이날 오전 한때 7만 5000달러 선까지 밀렸다.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5.62% 하락한 2301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6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엑스알피(XRP)는 1.6달러까지 떨어지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던 지난 2024년 11월 가격대로 후퇴했다.
솔라나(SOL) 역시 100달러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솔라나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년 전인 2024년 1월이 마지막이다.
지난 주말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배경으로는 미국 연준 의장 지명 소식이 꼽힌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매파 성향 인물이 지명되자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했고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했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연준 이사 재직 당시 물가 안정과 통화 긴축 기조를 일관되게 강조한 '매파 성향' 인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최고의 연준 의장으로 기록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가상자산 육성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전부터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해 왔으며, 지난달에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한 바 있다.
마커스 틸렌 10x 리서치 설립자는 "워시는 실질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를 강조하며, 가상자산을 저금리 환경이 무너지면 사라질 수 있는 투기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는 "워시는 연준 이사 시절부터, 특히 노동시장이 흔들리던 시기에도 일관되게 매파적 통화 정책을 주장해 왔다"며 "현재 그의 비둘기파적 발언은 상황에 따른 전술적 태도에 불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 여부는 변수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이 또다시 금리 인하를 거부했다"며 "미국이 이처럼 높은 금리를 유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세 덕분에 미국에 막대한 돈이 흘러들고 있고,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파월은 불필요한 이자 비용으로 미국에 연간 수천억 달러의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