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재개발 사업 멈출라"…지방선거 앞두고 정비업계 긴장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2월 06일, 오전 07:57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정비사업 현장에선 ‘시장 교체 리스크’를 둘러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정비사업의 기반이 법인지 규칙인지에 쏠리고 있다. 오세훈 시장 주도로 추진된 규칙에 기반한 모아타운 등은 시장의 행정 권한에 의존하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존폐가 갈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법에 근거해 추진되는 정비사업들은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 일대 모아타운 현장. (사진=연합뉴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정비사업은 크게 모아타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도심복합개발사업 등으로 나뉜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업계에선 이 중에서도 서울시 주도의 모아타운과 신통기획이 정치적 외풍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서울 서초구의 한 재개발 추진 사업지는 지난해 10월 당초 추진하던 모아타운 재개발 방식을 철회하고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 방식으로 선회했다.

해당 사업지 추진위 관계자는 “모아타운은 서울시 정책 사업이라 시장이 바뀌면 사업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반면 도심복합사업은 법에 근거해 안정적으로 갈 수 있고, 용적률 혜택도 확실해 방향을 틀게 됐다”며 “지난해엔 아직 도심복합개발사업 서울시 조례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법이 통과된 만큼 조례안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선제 대응을 했다”고 전했다.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규칙 대신 법이라는 안전장치를 택한 것이다.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을 묶어 개발하는 모아타운은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문제는 이 사업의 핵심 동력이 법률이 아닌 서울시 조례와 가이드라인(규칙)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사실상 시장의 정책적 의지에 기대어 굴러가는 구조다. 만약 선거 후 시장이 바뀔 경우, 가이드라인 변경만으로도 사업은 표류하거나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동요가 감지된다. 모아타운을 추진 중인 서울 강북구 내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 사이에선 시장 바뀌면 우리 사업 엎어지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조합에서는 그렇다 할 확답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이제 겨우 동의율을 맞췄는데 정책 기조가 바뀌어 원점으로 돌아갈까 봐 밤잠을 설친다”고 전했다.

신속통합기획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신통기획은 별도의 법이나 규칙에 기반한 사업 유형이라기보단 시장의 인허가 권한을 활용해 행정 절차를 단축해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다.

때문에 이 역시 시장의 지원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에 비우호적인 여당 시장이 당선될 경우 각종 인허가 결재를 미루면 신통기획 사업장들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해 2월 법으로 통과된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은 상대적으로 선거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등 저이용 부지를 고밀 개발하는 이 사업은 지자체장의 의지가 아닌 확실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서울 정비사업 현장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는 “최근 재개발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인데, 지방선거 전에 투자를 할 경우 사업 방식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어떤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만, 어떤 사업은 사실상 멈춰 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비사업은 최소 10~15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시장 임기 4년에 맞춰 제도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는 것 자체가 구조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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