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관심은 정비사업의 기반이 법인지 규칙인지에 쏠리고 있다. 오세훈 시장 주도로 추진된 규칙에 기반한 모아타운 등은 시장의 행정 권한에 의존하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존폐가 갈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법에 근거해 추진되는 정비사업들은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 일대 모아타운 현장. (사진=연합뉴스)
실제 서울 서초구의 한 재개발 추진 사업지는 지난해 10월 당초 추진하던 모아타운 재개발 방식을 철회하고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 방식으로 선회했다.
해당 사업지 추진위 관계자는 “모아타운은 서울시 정책 사업이라 시장이 바뀌면 사업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반면 도심복합사업은 법에 근거해 안정적으로 갈 수 있고, 용적률 혜택도 확실해 방향을 틀게 됐다”며 “지난해엔 아직 도심복합개발사업 서울시 조례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법이 통과된 만큼 조례안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선제 대응을 했다”고 전했다.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규칙 대신 법이라는 안전장치를 택한 것이다.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을 묶어 개발하는 모아타운은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문제는 이 사업의 핵심 동력이 법률이 아닌 서울시 조례와 가이드라인(규칙)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사실상 시장의 정책적 의지에 기대어 굴러가는 구조다. 만약 선거 후 시장이 바뀔 경우, 가이드라인 변경만으로도 사업은 표류하거나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동요가 감지된다. 모아타운을 추진 중인 서울 강북구 내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 사이에선 시장 바뀌면 우리 사업 엎어지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조합에서는 그렇다 할 확답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이제 겨우 동의율을 맞췄는데 정책 기조가 바뀌어 원점으로 돌아갈까 봐 밤잠을 설친다”고 전했다.
신속통합기획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신통기획은 별도의 법이나 규칙에 기반한 사업 유형이라기보단 시장의 인허가 권한을 활용해 행정 절차를 단축해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다.
때문에 이 역시 시장의 지원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에 비우호적인 여당 시장이 당선될 경우 각종 인허가 결재를 미루면 신통기획 사업장들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해 2월 법으로 통과된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은 상대적으로 선거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등 저이용 부지를 고밀 개발하는 이 사업은 지자체장의 의지가 아닌 확실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서울 정비사업 현장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는 “최근 재개발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인데, 지방선거 전에 투자를 할 경우 사업 방식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어떤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만, 어떤 사업은 사실상 멈춰 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비사업은 최소 10~15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인데, 시장 임기 4년에 맞춰 제도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는 것 자체가 구조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