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의 병목, ‘이주’에서 갈린다[똑똑한부동산]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2월 07일, 오전 11:00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낡은 주택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이때 새 아파트를 지으려면 반드시 사업구역 내의 모든 거주자가 사업구역 밖으로 이주해야 한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와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사업구역 내 거주자의 이해관계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합원의 경우에는 자연히 이주에 협조하게 된다. 사업의 주체로서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합원이 아닌 세입자나 현금청산대상자는 이주를 서두르지 않는다.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재개발, 재건축 사업으로 인해 그동한 저렴히 거주할 수 있었던 이점을 포기해야 한다. 천 세대가 모두 이주하더라도 한 세대가 이주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된다면 그로 인한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런 이유로 조합은 이주를 지연할 가능성이 있는 거주자를 대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한다. 이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이주 지연으로 인한 사업의 지연을 막기 위해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있으면 사업구역 내의 토지 등에 관한 사용 및 수익 권한이 모두 조합으로 이전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이 거주자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소송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승소하게 된다.

달리 말해 건물인도소송의 핵심은 단순한 승소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완벽하게 이주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몇 세대가 이주하지 않아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수년간 지연되는 사례도 간혹 존재한다.

건물인도소송을 통해 거주자의 이주를 조기에 완료하기 위해서는 이주를 지연할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를 철저히 조사해 가려내고, 소송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대방의 항변 사유 등을 정확히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하는 목적이 신속한 이주의 종료인 만큼 거주자의 특성에 따른 전략적 협의와 적절한 법률 자문도 병행돼야 한다. 간혹 기계적으로만 건물인도소송을 진행하면서 정작 이주를 돕기 위한 필요 절차는 진행하지 않아 결국 이주가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이때 법률전문가가 아닌 조합은 이주 지연이 발생한 원인이 이와 같은 부적절한 업무 행위에서 비롯된 것조차 알지 못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추가 이주비 대출을 받아 이주하는 사업지가 늘고 있다. 추가 이주비 대출은 금융기관이 아닌 조합에서 마련한 사업비의 일부를 예산으로 정해 조합원의 이주를 돕기 위해 실행하는 것이다. 이율도 금융기관 대출에 비해 높고 대출 규제가 강화돼 추가 이주비 대출 총액도 늘어나면 이주가 지연돼 발생하는 금융비용 등의 사업비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신속하고 완벽하게 이주를 완료하기 위해 조합에서도 꼼꼼히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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