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위축은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당시와 비교하면 전세물건은 15.6%(3799건)이나 줄었다. 실거주 요건이 강화하며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불가능해지면서 임대차 시장 공급 물량이 위축됐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줄어들긴 했지만 3.1%(614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매매 물건 역시 같은 기간 18.4%(1만 3627건)이나 감소해 시장 전반이 ‘부동산 가뭄’에 빠진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임대차 시장의 타격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도 전세 물건이 없다는 토로가 나온다. 강동구 고덕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새는 매매 물건은 많지만 전세 물건이 많이 줄었다”며 “대단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전세 거래가 한참 활발했었는데 요새는 전세보다는 사거나 팔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밝혔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이 근처 전세 물건이 없어서 도봉동, 창동까지 돌아봤다는 사람도 있다”며 “구 전체에 전세가 없다”고 말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지난해 말 대비 전세물건이 늘어난 곳은 25개 자치구 중 단 4곳뿐이다. 증가율이 가장 큰 동작구 전세 물건은 9.0%(36건) 늘어난 437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용산구가 6.2%(30건) 늘어난 512건으로 조사됐다. 송파구도 5.1%(184건) 증가한 3764건, 광진구는 0.6%(2건) 늘어난 324건이었다.
(그래픽=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시장에서는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와 함께 6·27 대책 이후 자금조달 규제 강화, 실거주 의무 확대 등이 맞물려 전세 ‘유통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더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임대차보다 매매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월세 물건이 매매 물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와 부동산 세제 강화가 전세물건 감소로 이어지면 부작용이 세입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쏠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부족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가 연결고리를 통해 최종적으로 세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장 전반의 흐름을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