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매물 시장 나올까…“공급 효과”vs“전월세 시장 불안”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2월 12일, 오후 07:33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매입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전월세 시장 불안만 키울 것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은 이 같은 정부의 ‘오락가락’ 대책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구청 도시임대사업 민원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말소 물량 2.3만호…입주 물량보다 많아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임대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제한 없이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내 매각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매각 기한을 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임대사업자는 ‘매입형 등록 임대 사업자’다. 해당 제도는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 등록해 일정 기간 임대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됐다. 최장 8년 동안 임대료 상승률 5% 상한 등을 지킬 경우 취득세·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혜택과 양도세 중과를 영구적으로 배제하는 혜택을 준다.

해당 제도는 의무임대 기간으로 인한 매물 잠김 현상, 세금 회피 통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0년 7·10 대책으로 아파트형 매입형 등록임대, 단기임대형은 폐지되고 비아파트 장기임대만 남은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아파트형 매입형 등록임대의 경우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면 자동 말소되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자연스럽게 시장에 매물이 풀리기를 기대한 것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민간 매입 임대주택(아파트) 중 올해 말소되는 물량은 2만 2822호로 향후 3년 내 3만 7683가구가 일반 주택으로 풀리게 된다. 이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1만 6000가구)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다.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한 임대사업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 혼란 가능성…정책 신뢰도 문제까지

다만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민간임대사업자를 모두 ‘투기’ 세력으로 볼 경우 사업자들이 임대 사업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경준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평균 전셋값은 3억 8472만원으로 이는 서울 일반 아파트 전셋값 6억 7792만원보다 43.3% 낮은 수준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임대하던 것들을 매도하게 되면 전세 물량이 감소하게 돼 전세, 이어 월세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아파트에도 똑같은 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으로 결국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사업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정부를 믿고 임대 사업에 뛰어들어 주어진 조건을 모두 해결했지만 갑작스레 정책이 바뀌어 정책 신뢰도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2017년 다주택자 임대등록을 장려했던 정부는 불과 몇 년 뒤 제도를 사실상 폐지 수준으로 규제했다”며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된 과세특례는 공공임대에 준하는 21가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대가인데 등록 당시와 다른 소급적 정책이 반복된다면 국민이 과연 국가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임대사업자들은 헌법소원 제기 등 단체행동도 준비하고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해당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라면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정된 시행령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추후 정부의 대응 방안을 보고 단체행동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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