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토목 시대 가고 건축 시대…공간 민주주의 회복해야”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후 06:25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 위원장이 “토목의 시대 가고 건축의 시대가 왔다”며 건축산업 대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건위는 공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핵심 비전으로 ‘좋은 건축·좋은 도시·시민 행복’를 내세우며 건축 정책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건설산업의 80% 이상이 건축 분야에서 이뤄지는데도 정책 집중도는 낮다”며 “현재 건축 시장은 고가 부동산 중심 시장과 동네 다세대·다가구 등 소규모 시장으로 양극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세대·다가구 신축 물량이 급감하는 등 한쪽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김 위원장은 “K-민주주의나 경제민주화처럼 공간에서도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공간 민주주의’ 개념을 제시했다. 집과 거리, 광장 등 일상 공간에서 시민이 민주주의를 체득할 수 있도록 건축과 도시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건축산업 구조 개편 구상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설계·시공·운영을 통합 관리하는 ‘토탈 퀄리티 매니지먼트’(TQM) 체계 도입과 함께 건축 규제를 원점에서 재설계하는 ‘리셋’ 필요성을 언급하며 “70~80년 전 만들어진 규제를 누더기처럼 고쳐 쓰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 기술과 수요에 맞는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건축 연구개발(R&D) 확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 필요성도 강조했다.

공공부지를 활용한 ‘도심형 블록주택’ 구상도 언급됐다. 김 위원장은 “도심형 블록주택에 대해 청와대 보고를 마친 상태로 공공 의지가 있다면 추진 가능한 구체적 모델”이라며 “대규모 공급 숫자 경쟁보다 실체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공공주택이나 부동산 관련 의제에 맞는 정책 제안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서울시장 선거 공약으로 등장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재구성 논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최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DP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다목적 복합 시설 ‘서울 돔 아레나’를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DDP는 가성비가 가장 낮은 건축물일 수 있다”며 비용 대비 활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대규모 공공건축물 철거 논의에 대해서는 “파괴와 재건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건축 품질 논쟁과 설계 공모 구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공공건축이 단체장의 실적 위주로 추진되는 경우가 있고 건립 이후 운영이 뒷받침되지 않아 흉물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공공건축을 자산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건위는 이날 △건축공간문화 자산 확충 △건축산업 신(新) 생태계 구축 △제도 혁신 및 규제 리셋 등 3대 국가건축정책 목표와 9개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미래형 도시주거 건축 혁신과 건축공간자산 체계화, 건축문화 소통 확대 등을 추진하고 건축산업 분야에서는 강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인증제도 통합, 신기술 실증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도 분야에서는 건축 전(全) 생애주기 안전관리체계 구축과 모빌리티·주차 혁신, 지방소멸 대응 정주공간 재구조화 등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건축 신 생태계 구축과 공간 민주주의 실현을 통해 국민 누구나 좋은 건축도시를 누릴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디지털·AI·스마트 건축기술 혜택을 지역과 계층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건위는 향후 과제 중심형 위원회 운영을 통해 정책 아젠다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4차 국가건축정책 태스크포스(TF), 건축산업 TF, 규제 리셋 TF 등 총 10개 TF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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