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핀테크 스타트업이 발행한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제한할지를 두고 정치권 내 엇박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권으로 한정한 사례는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핀테크 및 기술 스타트업은 물론, 주 정부 등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다. 이처럼 발행 권한을 폭넓게 허용해야 다양한 혁신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발의를 앞두고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와 정책위원회간 엇박자가 지속되고 있다.
TF 내 일부 의원 및 자문위원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핀테크, 기술기업 등에도 폭넓게 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책위는 발행 권한을 '은행 지분 50%+1주' 컨소시엄에만 허용하자는 한국은행 측 입장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에 발행 주체 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우선은 기본법을 발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나, 향후 의견 충돌은 예상된 수순이다.
문제는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을 고수하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다는 점이다. 해외 국가들은 다양한 주체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함으로써 혁신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 법'에 따르면 연방 또는 주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기관은 은행이든 비은행이든 '인가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자(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 PPSI)'로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자는 준비금, 공시, 자금세탁방지(AML) 등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USDC로 잘 알려진 서클과, 가상자산 엑스알피(XRP, 구 리플)로 유명한 리플사도 뉴욕금융감독청(NYDFS)의 허가를 받고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은행 기업들의 발행 사례다.
비은행 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미 와이오밍 주에서는 주 정부 산하 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 WYST(Wyoming Stable Token)를 발행하고 이미 실시간 결제 실험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있어 비교적 보수적인 일본도 은행뿐 아니라 자금이체업자 및 신탁회사에 발행을 허용했다.
일본 최초로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JPYC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일본 금융청(FSA)에 자금이체업자로 등록해 발행 권한을 부여받은 후, 최근 도쿄 내 일부 점포에서 결제 실험에 나섰다.
이외 홍콩 등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제한하지 않았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비은행 기업도 발행이 가능하다.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과 블록체인 기업 애니모카브랜즈가 컨소시엄을 이뤄 발행 권한을 부여받은 사례가 있으나, 은행 지분이 법으로 제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핀테크 및 기술 기업들이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 가능성과, 글로벌 정합성을 고려했을 때 비은행 기업에도 발행을 열어주는 것이 타당하다"며 "은행 지분을 수치화해 법으로 정해 놓으면, 향후에 바꾸는 것도 쉽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