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와 빌라 모습. (사진 = 뉴시스)
과거와 비교하면 공급 감소 폭은 더욱 뚜렷하다. 서울에서는 한때 연간 3만가구 이상 빌라가 준공되며 아파트와 공급 규모 차이가 크지 않았다. 실제로 2018년 3만 5006가구, 2019년 3만 1128가구가 준공됐다. 이후에도 2020년 2만 5524가구, 2021년 2만 5735가구, 2022년 2만 2000가구 등 매년 2만가구 이상의 공급이 이어졌다.
하지만 2023년 준공 물량이 1만 4118가구로 줄면서 2만가구 선이 무너졌다. 이후 2024년에는 6123가구로 급감했고, 지난해 결국 4000가구대까지 떨어졌다.
아파트와 비교한 공급 비중도 크게 줄었다. 2018년에는 빌라 준공 물량이 아파트의 90.1%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7%로 낮아지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 같은 공급 감소의 배경으로는 토지 가격과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건설 원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규모 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 기준 133.28로, 2020년 1월(99.86)과 비교하면 약 33.5% 상승했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확산된 점도 공급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했고, 이는 비아파트 사업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비아파트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월세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을 찾는 수요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의 대략적인 주택 비율이 아파트가 60%, 연립·다세대가 30% 정도여서 비아파트 수요는 일정 수준으로 늘 있을 수밖에 없다”며 “빌라 공급이 급감한다는 것은 아파트에 이어 비아파트도 매매가격과 전월세가 올라 서민 주거 안정이 흔들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가격 흐름도 상승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5.26%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2.05%, 월세는 2.66% 각각 상승했다.
비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아 단기간 공급 확대가 가능한 주택 유형으로도 평가된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연립·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등을 신축매입임대주택 사업의 매입 대상에 포함해 공급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축매입임대주택은 민간이 주택을 건설하기 전에 공공과 매입 약정을 체결하고, 완공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이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사비 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정 공사비가 보장되지 않으면 민간 참여가 줄고 주택 품질 관리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토지가격 상승과 공사비 급등으로 수익이 크게 남지 않는 상황에서 적정 공사비가 보장되지 않으면 신축매입임대 공급도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며 “저가 자재 사용이나 부실공사를 막고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도 공사비를 적정하게 책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