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격화에 유가 급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만이며 전날(18일)부터 이어진 야간거래에서도 환율은 1500.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505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내내 1499~1500원 선에서 움직였다. 고점 인식 달러 매도세와 달러 실수요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장중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간밤 중동 지역에서는 에너지 생산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사태가 격화 양상을 보였다. 이스라엘이 18일(현지시간)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공격하자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보복 공격했다. 이 여파로 브렌트유 선물이 110달러선을 다시 돌파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고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자 달러인덱스가 오른 점도 이날 환율을 올리는 데 한몫했다.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 엠피닥터, 서울외국환중개)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호조와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자산 수준, 달러 유동성 등을 볼 때 과거 외채가 많고 달러가 부족했던 위기 상황과는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환율이 오르면 위기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현 환율 수준이 괜찮은 지에 대해선 시장에서 판단할 문제지만, 변동 환율제에서 여러 요인에 따라 환율이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고환율 자체가 위기를 불러오지는 않는다고는 해도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인 국제유가 급등은 우리 경제에 부담이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국내에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동 사태 이전에도 미국 관세 정책과 대미 투자 등으로 환율이 오르면서 상당히 민감해졌다가 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 전쟁과 유가 급등으로 환율이 더 올랐다”며 “원유를 수입해서 써야 하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떨어진만큼 수요를 줄이지 않은 다면 결국 달러 수요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환율이 계속 높아질 압력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권아민 NH 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특히 최종재보다 중간재 교역에 더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률과 수입물가 상승률 간 궤적이 상당히 유사하다”며 “코로나19와 러-우 전쟁 등을 거치며 나타난 공급망 재편, 이에 따른 원화 약세와 맞물려 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에 과거에 비해 더 빨리,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연구원은 “2016년의 경우 수입물가 상승 부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이클 주도로 경상 수급이 호전되며 환율이 하락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경우 환율 역시 1400원대 중반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