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까지 판다"…이란 전쟁·인플레 공포에 안전자산마저 급락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3월 19일, 오후 07:36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전쟁과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마저 19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의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이미 많이 오른 귀금속까지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로이터
◇금 2%·은 5.5% 하락…위험자산 기피 심리 확산

CNBC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전 5시 36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2% 하락한 온스당 4718.60달러(약 707만원)를 기록했다. 금 근월물 선물은 3.8% 급락한 4709.90달러에 거래됐다.

은 현물은 5% 내린 온스당 71.53달러(약 10만7000원)를 나타냈고, 은 선물은 장중 7.7%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71.62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전쟁이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번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금값은 꾸준히 올라 온스당 4700달러대까지 상승해 있던 상황이었다. 이번 급락은 이처럼 이미 많이 오른 금마저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그만큼 깊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주식·채권도 동반 하락…전방위 리스크 오프

이날 귀금속 가격 하락은 글로벌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 확산과 맥을 같이한다. 유럽 증시는 개장 초반 급락했고, 미국 선물 시장도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주식과 국채가 동시에 떨어지는 이례적인 장세가 연출됐다.

시장은 3주째 접어든 미·이란 전쟁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이란과 카타르의 에너지 시설이 공습을 받으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각국 중앙은행, 줄줄이 금리 동결…“불확실성 높아”

각국 중앙은행도 대응에 분주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중동 분쟁으로 인한 영향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일본은행(BOJ)도 19일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이란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었다고 진단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외환시장 개입 의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유로존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전자산도 현금화 대상…운송 차질도 변수”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마저 매도 압력을 받는 배경으로 투자자들의 광범위한 현금화 수요를 꼽는다.

킹스우드 그룹의 폴 서게이 투자 관리 부문 대표는 CNBC에 “투자자들이 가장 빨리 처분할 수 있는 자산부터 파는 시장 전반의 매도세가 이제는 안전자산 매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항공 영공과 해상 운송로 폐쇄로 금의 실물 운반 비용이 급등하거나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도 금 시장의 추가 변수로 지목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넷웰스의 이언 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의 한계 매수자는 펀더멘털이 아닌 금융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라며 “차입 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펀드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리스크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공망이 드론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로 푸자이라 석유 산업 지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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