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개업하고 대출 받아 집 구매…불법 ‘작업대출’ 횡행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3월 22일, 오후 07:17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 가운데 이러한 ‘작업대출’이 시중에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감독원 출범을 통한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개인 사업자 대출 127건, 587억 5000만원이 본래 대출 용도와 관계없이 사용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발 건수는 3배, 액수로는 5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불법 행위는 실제 사업자가 벌이는 편법 대출뿐만 아니라 가짜 사업자를 만들어 이를 근거로 사업자 대출을 받는 ‘작업대출’까지 포함하고 있다. 작업대출은 브로커에게 일정 부분 수수료를 내면 사업자 신고 및 매출을 증명할 견적서 등을 만들어주고 이를 근거로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한 양문석 전 민주당 대표 사례가 대표적이다. 양 전 의원은 대학생이던 딸의 명의를 이용해 11억원 규모의 기업 운전자금 대출을 받아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 구매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개인 대출과 달리 사업자 대출의 경우 비교적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사례다. 양 전 의원 딸은 허물품구입대금 내역으로 4억원대에 달하는 허위 서류를 금융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양 전 의원과 같은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 추정한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업자 대출을 통한 아파트 중도금 및 잔금 납부 관련 상담이나 이를 상담해주겠다는 글을 간간이 찾아볼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출 상담 업체 관계자는 “개인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작업대출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브로커를 이용해 서류를 조작, 사업자 대출을 받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적용되지만 사업자 대출은 매출, 사업성, 담보가치 등에 따라 한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훨씬 규제가 느슨하다는 게 관계자의 부연이다.

심지어 은행 내부 임직원이 친인척의 명의를 이용, 개인사업자를 개설하게 한 뒤 기업자금대출을 받아 개인 주택구매자금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한 은행의 대부계 팀장으로 일하던 A씨는 처제, 장인, 외삼촌 등 친인척 명의로 개설한 유령 사업자를 이용해 총 25억 9762만원을 편취해 개인 아파트를 비롯해 각종 부동산을 구매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엄단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사업자대출을 개인 주택 취득에 전용하고 해당 대출이자를 사업경비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며 자금조달계획서에 사업자대출로 기재된 건을 전수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시 기존 대출 ‘상환일’이 아닌 ‘적발일’로부터 신규 대출을 내주지 않도록 하는 ‘여신 프로세스 개선안’ 을 담은 공문을 각 금융협회에 발송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범죄 전체를 관장할 부동산감독원 출범이 이러한 불법대출에 엄정히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감독원의 경우 부동산에 대한 전문성이 (금융감독원보다) 더 있으니 아무래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업무가 겹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과 조정해 진행하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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