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조감도.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확정공사비를 3.3㎡당 682만원으로 제시하고, 착공 후 공사비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확정공사비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또 올해 6월 착공하는 것으로 시점을 확약하고, 조합원 가구당 3000만원 지급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조합원 분담금 납부 시점도 입주 시 100% 납부로 유예해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안을 담았다.
사업비 지원 규모도 확대했다. DL이앤씨는 사업촉진비 2000억원을 조달해 조합 운영비와 각종 사업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시공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배상과 관련해 GS건설과의 분쟁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DL이앤씨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이유는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고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서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 약 24만 2000㎡ 부지를 재개발해 43개 동, 지상 최고 29층, 최대 4800여 가구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DL이앤씨는 지난 2015년 시공사로 선정됐고 2021년 도급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후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건설사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조합은 작년 12월 시공사 계약 해지를 의결하며 시공사 교체 절차를 밟아 왔다. 조합은 올해 1월 입찰 공고를 낸 뒤 두 달만인 3월 초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이에 DL이앤씨는 최근 조합 대의원회 결의에 대해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오는 24일 가처분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것이 인용될 경우 시공사 교체 절차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동시에 유리한 사업 조건을 내세워 조합원을 설득하는 셈이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이 제시한 조건은 △3.3㎡당 공사비 729만원 △2026년 8월 내 착공 △착공준비비 300억원·사업촉진비 1000억원 등이다. 양측 조건을 비교하면 DL이앤씨가 공사비를 50만원가량 낮추고 착공 시점은 2개월 앞당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가 법적 대응과 함께 사업 조건 개선안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조합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시공사가 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데다, DL이앤씨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만큼 조합원 여론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조합장 비리 의혹 관련 수사와 총회 연기 등 조합이 내홍도 겪고 있는 만큼 사업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가 공사비와 금융조건을 동시에 조정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조합 입장에서는 여러 상황에 더해 사업 지연 리스크와 조건 개선 효과를 함께 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