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8시간 최후통첩 시한 초읽기…유가 요동·금값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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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23일, 오후 04:5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는 48시간 최후통첩의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에 휩싸였다. 유가는 장중 급등했다가 되밀렸고, 금값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폭락했다.

사진=로이터
◇유가 급등락…브렌트·WTI 스프레드 13달러 넘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23일 오전 7시 배럴당 114.3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111.96달러로 내려앉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장중 배럴당 101.50달러로 100달러 선을 돌파했으나 이후 98.20달러로 후퇴했다. 브렌트유는 5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개시 이후 누적 상승률은 50%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21일 오후 7시 44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지금부터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시작으로 폭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 군 당국은 “발전소 공격이 실행되면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지 않겠다”고 맞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NBC에 출연해 “공격 목표는 해협 일대 이란 방어 시설 파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요충지다. 이란이 지난달 28일부터 사실상 봉쇄에 나서면서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공급 차질의 충격이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가스 위기를 합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22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통행량이 향후 6주간 평시의 5% 수준에 머물다가 이후 완만히 회복될 것이란 가정 아래 브렌트유 연간 평균 전망치를 77달러에서 85달러로, WTI 전망치는 72달러에서 79달러로 각각 올렸다.

시장에선 트럼프의 강경 발언이 오히려 협상 여지를 좁혔다는 시각이 나온다. 코모디티 컨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설립자는 “트럼프가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란이 이 촉박한 기한 내에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IG그룹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최후통첩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수직 상승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브렌트유와 WTI 간 가격 스프레드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13달러를 넘어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 해상 공급망에 더 민감한 브렌트유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금값 급락…안전자산 공식 깨졌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오히려 급락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이날 하루 9.5% 폭락해 온스당 4243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주에도 약 11% 하락해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충격이 이어진 것이다. 국내 KRX금시장에서도 이날 금 시세(99.99·1㎏)가 전장보다 7.87% 내린 1g당 20만8530원으로 마감했다.

금값은 전쟁 발발 직후인 이달 초 온스당 5400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20% 가까이 급락했다.

배경으로는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가 지목된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마저 지난 20일 금리동결로 입장을 선회했고, CME 페드워치에서는 오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일부 언급되기 시작했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헤드는 “지정학적 스트레스에도 금이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높은 실질금리와 강달러, 포지션 조정이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강달러 흐름 속에 투자자들이 금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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