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보유세 낼 현금 급해요"…전·월세 전가 꿈틀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3월 23일, 오후 07:17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초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으로 집주인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까지 늘면서 임대료 전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요에 비해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주인이 세금 납부를 위한 현금 확보에 나서며 전셋값을 올리거나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방식의 ‘조세 전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매물 정보를 한 시민이 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2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오른 0.13%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1.3% 상승하며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전세가격 동반 상승과 매물 부족이 맞물리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 확대가 추가 변수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6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8.7% 상승했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해 종부세 과세 대상에 새로 편입된 공동주택은 전국 48만 7362가구로 전년 대비 53.2% 증가했다.

공시가격 상승이 집중된 지역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성동·마포·영등포·양천구 등 한강벨트라는 점도 변수다. 이들 지역은 전월세 거래가 활발한 곳으로, 세 부담 증가가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월세 물량 흐름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난다.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전월세 물건은 3만 2512건으로 공시가격 발표 전인 16일(3만 2800건)과 비교해 0.9% 감소했다. 전체적으로는 소폭 줄었지만 강남권과 한강벨트에서는 오히려 물건이 늘었다. 강남구는 9694건으로 2.1% 증가했고 서초구는 605건으로 3.9% 늘었다. 송파구는 5285건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강동구는 1493건으로 1.3%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는 22억~24억원대다. 지난 1월 최고가인 22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던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84㎡ 역시 지난달 신규 전세 계약을 최고가인 13억 5000만원에 맺은 데 이어, 13억 5000만~15억원에 전세 물건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결국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미 전월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며 가격이 오르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세금 납부를 염두에 두고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전셋값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입주 물량과 시장에 유통되는 전월세 물건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미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며 “집주인이 월세를 조정하거나 전셋값을 올리는 방식으로 보유세 부담을 반영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핵심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세금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기 쉬운 구조라는 점에서 임차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보유세는 매도 가격이나 전월세 임대료로 전가될 수 있는데 수요가 몰리는 핵심지에서는 이러한 조세 전가가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가 오히려 임차인에게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전세를 유지하기보다 월세 전환을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주인이 세금 납부를 위한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가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하면 임대료로 전가될 우려가 크다”며 “집주인은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세입자도 전세 대출 여건 등을 고려해 이를 받아들이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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