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강 남쪽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앞서 문재인 정부는 5년간 총 31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핀셋 규제’를 적용했다. 특히 가격 상승이 집중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겨냥해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1978년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한 이후 서울 도심 주거지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당시 기준 주거지역 내 18㎡ 이상 토지를 거래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의 거래 동결 효과가 나타났지만 규제 시행 직후 비강남권과 수도권 외곽 지역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풍선효과’ 논란이 본격화했다. 논문은 이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121개월간 서울 아파트 가격 데이터를 분석했다.
논문은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규제 지역으로 설정하고, 비규제 비교군은 개포·논현·도곡·반포·방이·석촌·성수동1가·성수동2가·송파·신사·신천·압구정·역삼·자양·잠원동 등 인접하거나 입지·가격 구조가 유사한 15개 동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약 5년간(2020년 6월~2025년 1월) 기준으로 동 단위 규제 지역인 잠실·삼성·대치·청담동 가격은 비규제 비교군 대비 평균 9.6% 낮았다. 가격 상승률도 규제 지역이 47.3%로 비교군(59.6%)보다 낮았고, 거래량 감소폭은 62.6%로 비교군(50.6%)보다 컸다. 가격 억제와 거래 위축이라는 이중 효과가 동시에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비규제 지역 내부에서는 가격 상승이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확인됐다. 성수동1가(26.86%), 반포동(8.92%), 신사동(5.92%), 잠원동(5.12%), 압구정동(3.86%), 도곡동(1.39%), 방이동(0.58%) 등 7개 동에서 추가 상승이 나타났다.
특히 성수동1가는 규제 이전에는 규제 지역과 가격 흐름이 유사하지 않았지만, 한강 접근성과 서울숲 입지, 정비사업 기대가 결합되며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핀셋 규제에 따른 수요는 비강남에서 강남으로 이동했다. 규제 이후에는 중구(12개월), 노원·도봉구(13개월) 등 비강남권에서 먼저 가격 상승이 나타난 뒤 송파구(18개월), 서초구(51개월) 등 강남권으로 다시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양상이 관측됐다. 논문은 규제에 의해 강남권 수요가 일시적으로 비강남권으로 이동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강남권으로 복귀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규제 시행 이후 2~4년 시점에서 가격 억제 효과가 -11.1%로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차 축소돼 분석 종료 시점에는 -7.9% 수준으로 낮아지면서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규제로 확보되는 2~4년의 가격 안정 기간을 도심 정비사업과 역세권 고밀 개발 등 공급 확대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서울·경기·인천을 포괄하는 광역 규제 체계와 풍선효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