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3월 55% 폭등…역대 최대 월간 상승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전 04:4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브렌트유가 3월 한 달간 55%가량 급등하며 1988년 선물 거래 개시 이래 월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며 마감했다. 이란 전쟁 발발 5주째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유전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전선이 확대되면서 유가 급등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사진=로이터
CNBC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5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0.13% 오른 배럴당 112.7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의 이번 3월 상승 폭(약 55%)은 1990년 9월 걸프전 당시 세운 종전 기록(46%)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5월물 WTI 선물은 같은 날 3.25%(3.24달러) 오른 배럴당 102.88달러에 마감했다. WTI도 3월 중 약 53% 오르며 2020년 5월 이후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트럼프 “이란 유전·하르그 섬 파괴” 위협

유가 급등의 핵심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유전과 발전소, 하르그 섬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산 원유 수출의 약 90%가 하르그 섬을 경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서 석유를 가져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부문을 장악한 사례에 비유했다.

이란 전쟁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됐다. 5주가 지난 현재 공격이 역내 전역으로 번지면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 28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포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후티 대변인 야흐야 사레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세력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에 후티가 직접 개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브엘만데브 추가 차단 시 유가 추가 폭등”

전문가들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차단 리스크에도 주목하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북동부를 가르며 아덴만과 홍해를 연결하는 핵심 해상로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마이클 헤이그 글로벌 채권·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하루 400만~500만 배럴에 달한다”며 “이미 감소한 물량에 더해 홍해에서 400만 배럴이 추가로 빠진다면 유가는 훨씬 더 높이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중동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유가가 4월 중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고유가·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시 시장 낙폭이 심화되고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퀀텀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슈 전략가는 미국이 하르그 섬 장악에 나설 경우 이란의 달러 수입을 사실상 차단하게 되지만, 이란이 걸프 지역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에 나서는 등 전면 확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하루 약 500만 배럴 운송 용량)도 취약하다고 짚었다. 바브엘만데브에서 혼란이 벌어지면 수에즈 운하를 우회하더라도 하루 400만~500만 배럴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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