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 허가 처리 지연으로 일부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고, 일부는 중과 대상이 돼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신청인이 지자체에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하면 지자체는 신청 접수 이후 서류 검토와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확인을 거쳐 국토부에 신청인의 재산조회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신청인의 거래내역, 주택 보유 현황 등 재산조회에 통상 3~5일이 걸리는데 이를 하루로 단축해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거래 허가 처리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있는지를 지자체와 협력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통상적인 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인력을 보강해 비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별로 다주택자 매도 주택 중 토지거래허가 미처리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전수조사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토지거래 허가에 걸리는 실질적인 기간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선 토지거래 허가 미처리 건수가 누적된 상태다. 서울시 전자민원 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30일까지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신청 가운데 아직 처리되지 않은 건수는 약 4300건에 이른다. 미처리 건수 모두가 다주택자 매매 건은 아니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다주택자 매매건이 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치구별로는 수십 건에서 수백 건씩 미처리 물량이 쌓여 있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666건이 미처리된 상태라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5명의 직원이 이를 처리해야 하는데 30일에만 86건이 신규 접수됐을 정도로 일이 몰리고 있다. 강서구와 송파구에도 각각 337건, 300건이 미처리 상태다. 상대적으로 중구는 29건, 금천구와 종로구는 40여건 정도만 미처리돼 각 자치구별로 다른 상황이다.
정부가 이처럼 토지거래 허가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맞물려 있다. 다주택자가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만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는데, 같은 날 허가 신청을 했음에도 처리 속도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9일이 토요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5월 8일까지는 토지거래 허가증을 받은 후 9일까지 본계약 체결을 완료해야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는 신청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서류 보완 등의 사유로 실제 처리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선 2월말, 3월초 접수된 토지거래 허가 신청건이 서류 미비로 아직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늦어도 4월 중순 이전에 계약과 허가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4월 말까지 접수된 신청 건에 대해서도 5월 9일 이전에 처리를 완료하도록 지자체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4월 말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더라도 유예 종료 전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청 물량이 막판에 급증할 가능성이 커 지자체에서도 처리 기한 단축이 실제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토지거래 허가 신청이 집중될 경우 5월 9일 이전 처리 완료를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