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실패했던 토지임대부 주택…지금은 성공할 수 있을까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05일, 오후 07:1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여권 유력 서울시장 후보뿐만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공언하며 제도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 집값이 크게 급등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이를 지을 공공택지가 부족하고 추후 재건축 과정에서 감가상각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17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사진=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제공)
◇과거에 실패했던 토지임대부…다시 ‘주목’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31년까지 토지임대부 공공분양주택, ‘토지임대부형 바로내집’을 6000가구 공급할 예정이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역시 토지임대부 주택 ‘반의반값 아파트’를 통해 1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박주민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역시 토지임대부 아파트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은 민간이 가지는 방식이다. 분양 당시 건물 가격만 지불하면 소유권이 이전되며 공공이 소유한 땅에 대해 매월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전매제한 기간(10년)이 지나면 주택 거래도 가능하다. 얼마 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분양을 마친 마곡지구 17단지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우 전용 59㎡ 기준 분양가 2억 9665만원, 월 임대료 66만원 수준이다.

과거 토지임대부 주택은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처음 해당 제도가 도입됐던 2007년 군포 부곡지구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우 전용 84㎡가 분양가 1억 5000만원, 토지 임대료 40만원 수준으로 나왔는데 당시 389가구 모집에 40명만 지원해 청약 경쟁률이 0.1대 1에 그치며 일반분양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분양가는 저렴했지만 토지 임대료가 비쌌고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 탓이다.

2011년과 2021년 공급됐던 서초구 우면동 ‘LH서초5단지’와 강남구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은 정반대의 이유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H서초5단지와 LH강남브리즈힐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8.5대 1과 3.8대 1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분양가는 LH서초5단지 전용 84㎡ 최고 2억 460만원, LH강남브리즈힐 전용 84㎡ 2억 2230만원이었다. 해당 단지들은 전매 제한이 끝난 2020년 LH강남브리즈힐 전용 84㎡는 13억 3000만원에, LH서초5단지 전용 84㎡는 12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약 6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보였다. 결국 ‘로또 청약’이라는 비판으로 이후 공급이 지지부진했다.

LH서초5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 오른 영향…집값 안정 효과는 ‘글쎄’

그랬던 토지임대부 주택이 최근 분양에서 큰 성공을 이루며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마곡지구 17단지 토지임대부 주택은 지난달 381가구 모집에 약 2만명이 지원해 특별공급 70대 1, 일반공급 12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고덕강일지구는 사전청약 1090가구 모집에 3만여명이 지원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가 다른 배경으로는 서울 아파트 시장 자체가 달라졌다는 이유가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보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올랐고 토지임대부 주택도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졌다”며 “목돈이 상대적으로 덜 필요하고 주택이 들어서는 입지의 인프라는 (일반 주택과) 동일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지임대부 주택이 ‘집값 안정’까지 이어갈 정도의 효과는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에 공공택지를 마련할 부지도 부족하고 이를 매입할 돈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부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효과는 있겠지만 서울 전체의 집값을 떨어뜨리는 등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추후 재건축 과정에서 감가상각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주택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의 감가상각을 토지의 가격 상승으로 방어할 수 있는데 토지임대부의 경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문위원은 “현재로써는 선례가 적거나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추후 재건축 과정에서 감가상각에 따른 추가분담금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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