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확산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카페·식당 등 일상 소비에서 굿즈 쇼핑까지 지출을 넓히면서 패션·뷰티 기업의 매출 증가와 함께 상권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인근 편의점에 BTS 현수막이 붙어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BTS가 쏘아올린 공 K컬처 소비로 확산
용산은 BTS 소속사 하이브 본사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과 함께 ‘K컬처 성지’로 떠오른 국립중앙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외국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인 관람객은 △2022년 7만 279명 △2023년 17만 2077명 △2024년 19만 8085명 △2025년 23만 1192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올해 1~3월 외국인 관람객은 5만 3968명으로 지난해 동기(3만 849명) 대비 약 75% 증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K컬처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K컬처의 뿌리가 무엇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박물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컬처와 관련된 관광 상품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올 1분기 BTS 성지투어 관련 상품 트래픽은 전 분기 대비 32.1% 증가했다. 클룩 관계자는 “대형 공연을 계기로 방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단기간에 크게 높아지면서 공연 전후로 주요 체험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오후 찾은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사진=박지애 기자)
◇외국인 지갑 열자 홍대, 성수 플래그십 속속 입점
홍대와 명동, 성수 일대도 K팝 관련 굿즈와 팝업스토어, 체험형 콘텐츠가 상권 전반에 확산하면서 다시 ‘쇼핑 성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홍대의 한 드럭스토어 직원은 “예전엔 내국인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은 외국인 비중이 훨씬 크다”며 “한 번에 여러 개씩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리테일 위주의 상권 회복은 오피스 임대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데일리가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의 데이터를 이용해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을 분석한 결과 명동은 코로나 확산기인 2021년 10%대 공실률을 유지했지만, 2023년 6.87%로 낮아진 데 이어 2024년 5.85%, 지난해에는 4.08%까지 떨어지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홍대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공실률이 1.3%에 그쳤지만, 2021년 3.09%까지 상승했다. 이후 등락을 거쳐 2024년 3.39%를 기록한 뒤, 2025년에는 2.7%로 다시 낮아졌다.
성수는 외국인들이 K뷰티·K패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올리브영N, 무신사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와 매주 30~40개씩 열리는 팝업스토어, SNS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 난 골목들이 외국인을 끌어당기고 있다. 팝업·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의 윤인석 팀장은 “성수도 홍대에 버금가는 외국인 매출을 보이고 있는데 상권 자체가 단기임차와 팝업스토어 비중이 높아 오피스 임대 공실률 지표로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유동인구 증가가 선행되고 임차 수요가 뒤따르는 게 상권 회복의 전형적인 패턴인 만큼,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쿠시먼)의 남신구 이사는 “용산, 서촌의 경우 K콘텐츠 영향으로 카페, 식당 등 상권이 커가는 중으로 여기서 유동인구가 더 몰리면 홍대나 성수처럼 패션이 들어오고, 그 다음 법인들이 입점하면서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유인력’이 상권 살릴 열쇠될 것
외국인 발길이 뜸한 내수와 업무 중심의 상권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분당·판교 공실률은 2024년 2.38%에서 지난해 5.03%로 상승했고 강남·역삼·서초 등 강남권역은 2.28%에서 4.62%로, 광화문·시청·종로·을지로 권역은 2.81%에서 4.32%로 각각 높아졌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업무지구는 전반적으로 공실률이 상승하는 추세로, 기업들이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향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입지 경쟁을 넘어 ‘콘텐츠 유인력’에 따라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명동과 홍대 등 외국인 밀집 지역은 체험 중심의 팝업스토어와 리테일 수요가 공실률을 낮추며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반면 콘텐츠가 부재한 전통 상권은 내수 부진과 온라인 전환의 직격탄을 맞아 하락세가 나타났다”며 “향후 시장은 입지 조건 외에 외국인을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 보유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리는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