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제재' 뒤집은 두나무…유사 소송 빗썸도 웃을까

재테크

뉴스1,

2026년 4월 09일, 오후 05:26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가운데, 유사 소송인 '빗썸 행정소송'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은 두나무와 비슷한 사유로 FIU로부터 영업일부정지 제재를 받았다. 이에 불복한 빗썸은 지난달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한 상태다.

"100만원 미만 거래 관련 규정 없었다" 판결…빗썸에도 '긍정적'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9일 오후 두나무가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해당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또 처분 취소와 함께 항소심 종료 시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도록 했다.

이번 판결은 두나무 FIU의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1심 결과다. 앞서 FIU는 지난해 2월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두나무에 영업일부정지 3개월 제재를 결정했다.

FIU가 두나무에 무거운 제재를 내렸던 주요 근거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제한 의무 위반'이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투자자들이 미신고 해외 거래소로자산을 보내면 이를 차단해야 했지만, '트래블룰'이 적용되지 않는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에는 차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트래블룰이란 가상자산 거래 시 거래소가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하는 규정을 말한다.

이에 대해 법원은 FIU가 문제삼은 기간(2022년 8월~2024년 8월) 동안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에 대한 규정 자체가 미비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한 것이지, 두나무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이는 빗썸 행정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단 근거다. 빗썸은 두나무보다 강도가 높은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는데, 처분의 주요 근거가 두나무와 같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제한 의무 위반'이었다.

건수는 업비트보다 많았다.빗썸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8개 사와 총 4만 5772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4만 4948건의 거래를 지원한 업비트보다 800여건 이상 많다.

건수는 많으나 빗썸에서 문제가 된 거래들도 대부분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소액 거래에 대한 규정 자체가 미비했음을 인정했으므로, 빗썸 역시 두나무처럼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지 못한 데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었음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 "두나무, '나름의 조치' 취했다"…빗썸은?
물론 변수는 있다. 재판부는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한 규정이 미비했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두나무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나름의 조치'를 했던 점을 판결 근거로 들었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보안 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솔루션을 활용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해왔다.

업비트에서 다른 거래소로 자산이 송금되면 체이널리시스 솔루션이 이를 모니터링하는데, 미신고 사업자에 해당하는 주소로 송금될 시 해당 거래는 자동 차단됐다. 체이널리시스의 회신 값이 '미상(Unknown)'인 경우에만 거래가 허용됐다. 이에따라 위반 행위가 발생한 기간 동안 100만 원 미만 거래 중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로 밝혀진 비율은 0.7%에 불과했다.

빗썸 역시 체이널리시스의 솔루션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빗썸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두나무 만큼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선 추가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체 거래 중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도 변수로 꼽힌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거래소들 대부분이 체이널리시스 솔루션을 쓰고 있다"면서 "법원이 (빗썸의 거래 차단 조치를) 두나무와 비슷하게 봐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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