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부동산 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실거주를 하지 않는 비거주 1주택자도 투기로 보고 규제 범위를 넓힐 것을 예고해오고 있다.
지난 2월 이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비거주1주택자들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와 관련해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해 돈 벌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의욕을 잃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포 집사고 교육 때문에 대치동 살면 투기? 기준 모호 논란
다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에 앞서 ‘투기 목적’ 비거주 1주택자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가 최대 난제로 꼽힌다.
실제 학교나 직장, 가족 사정 등으로 거주지를 옮긴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지방 근무 발령이나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비워둔 채 임대를 놓는 사례가 상당한 만큼 단순히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투기 수요로 간주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예를 들어 마포에 집을 소유했지만 대치동에 자녀 교육 문제로 전세를 살아야 하는 가구의 경우 투기로 봐야할지 예외로 봐야 할지 기준이 모호할 수 밖에 없다”며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한다 한들 예외적인 상황은 발생하고 모든 상황에 적용이 가능할 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예외 기준을 만드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며 “어떤 정책적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해외 체류, 직장 발령, 자녀 교육 등을 포괄할 수 없는 만큼, 기준 설정 자체가 형평성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책 추진을 위해 일정 수준의 기준 설정이 불가피하다면, 단순한 ‘거주와 비거주 여부’가 아니라 보유 행태와 거래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투기와 실수요를 구분하려면 거주 여부만으로는 부족하고 보유 행태와 거래 맥락을 함께 보는 다층 기준이 필요하다”며 “2~3년 미만의 단기보유 여부, 가격 급등기 매입, 실거주 의사 부재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투기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견해서도 단기 보유를 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할 수 있고, 여러 예외가 있을 수 있어 정교하게 기준을 설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전월세 매물 더 줄어든다...임대차 시장 혼란 우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한 또 다른 문제는 임대차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다.
이 교수는 “비거주 1주택 규제는 단순히 매매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월세 시장 전반에 연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전세 제도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한 물량이 전체 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중 다수가 일률적으로 실거주를 택할 경우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며 시장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거주 1주택자들에게 실거주를 사실상 강제할 경우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세입자는 대체 주거지를 찾아야 하는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금융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강화를 예고했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카드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전세대출 만기 연장 제한, 신규 보증 차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 등 금융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비거주 1주택자들의 자금줄을 조이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비거주 1주택자들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화가 보다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를 살던 비거주 1주택자가 전세대출이 막히면 결국 월세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기존에는 대출을 활용해 상급지로 이동하던 수요가 위축되고, 대신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선택하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속 앞서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매도 퇴로 마련을 주문했지만, 당국은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1주택자들 사이에서도 세를 놓고 있는 집을 팔고 싶은데 왜 우리는 못 팔게 하느냐는 반론이 많다”며 “다음 국무회의 때까지 판단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검토해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적용 대상과 기준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면서 이후 열린 국무무회의서 가 논의는이뤄지지 않았다.
송 대표는 “토허구역 지정은 그대로 유지한 채 부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혼란을 줄 수 있어 딜레마적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며 “또 비거주1주택자에 퇴로 마련이 공급 확대를 유도하려는 정부의 취지가 아닌 ‘지금 팔라’는 신호가 아니라 ‘버틸 수 있다’는 신호로도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