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모듈러 주택 사전약정 제도 도입…이재민 주거지원 강화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후 02:44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난·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모듈러 주택을 동원하기로 했다. 자가 주택을 확보하기까지 수 개월 이상 임시시설에 머무르는 이재민들의 고충을 감안해 품질이 우수한 모듈러 주택을 사전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또 재난 대응에 맞춘 매입임대주택 특례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경북 산불지역 주거지원 상담 현장
15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로 총 994.17킬로제곱미터(㎢)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서울 면적의 1.6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주택 3819가구가 전소되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LH는 산불 피해 이재민 120가구를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했다. 산불 직후 경북 안동시에 현장지원반을 설치해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재민 대상 상담을 통해 즉시 입주 가능한 주택을 발굴했다. 이후 지자체와 협력해 주택 매칭을 진행하며 신속한 입주를 지원했다. 해당 임대주택은 보증금이 2년간 면제되고, 월 임대료는 LH와 지방자치단체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긴급 주거지원은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인 재기의 발판이 되고 있다. 산불로 주택을 잃은 한 피해 주민은 “대피소 생활의 불안 속에서 LH의 지원이 없었다면 훨씬 어려웠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LH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산불과 호우 등 각종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252가구에 임대주택을 지원하며 전년(21가구)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 포항 지진을 계기로 시작된 긴급 주거지원은 현재까지 누적 1377가구에 제공됐다.

또한 LH는 2021년부터 소방청, 희망브리지와 협력해 화재 피해 등 위기가정을 위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공가 20가구를 활용한 상시 구호시설을 마련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필수 가전을 갖춘 임시 주거공간을 제공 중이다. 해당 시설은 보증금과 임대료 없이 최대 3개월간 이용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78가구가 이용했다. 더불어 7억원 규모의 구호자금을 통해 660가구에 생필품과 긴급 지원금을 전달했다.

도심 재난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과천 ‘꿀벌마을’ 화재 당시 LH는 이재민 9가구에 임시 거처를 제공했다. 아울러 붕괴 위험이 높은 ‘E등급 공동주택’ 거주민에 대해서도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전국적으로 E등급 주택은 2024년 말 기준 42개동, 794가구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LH는 향후 보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모듈러 주택 공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약 2000가구 규모의 모듈러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재난 발생 시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사전 구매약정 방식도 도입한다. 특히 임대주택이 부족한 농촌·산간 지역 이재민을 위한 대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동체 회복에도 초점을 맞춘다. 강원 고성 산불 피해 지역에 공급된 ‘햇살마루’ 공동체 주택처럼,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이웃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형태의 주거 모델을 확대한다. 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는 매입임대주택 80가구를 신규 공급해 최장 20년간 거주를 지원할 예정이다.

LH는 ‘재난 대응형 매입임대주택 특례’를 마련해 제도화를 추진하고, 지역 맞춤형 주거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조경숙 LH 사장 직무대행은 “재난 주거지원은 단순한 임시 거처 제공을 넘어 일상 회복으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거지원 정책을 통해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을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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