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주의 태양광 패널. (사진=AFP)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율(1.3%)의 약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율은 지난 10년 평균을 소폭 밑돌았다.
전체 에너지 수요란 석유·가스·전기 등 모든 형태의 에너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전력 수요는 그 중 전기 소비만을 따로 집계한다. 두 지표의 격차는 에너지 소비의 무게중심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V·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가스 가격 강세에 석탄 역행
전력 수요 증가를 주도한 건 EV와 데이터센터다. 두 부문의 전력 수요는 각각 38%, 17% 늘었다. 다만 절대적인 증가량 기준으로는 산업·가정용 기기·상업용 건물이 여전히 주된 성장 동인이었다.
미국의 상황은 특히 눈에 띈다. IEA는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5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2025년 에너지 수요 증가율은 경기 침체 이후 반등 연도를 제외하면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IEA는 데이터센터 수요 외에도 견조한 산업 성장과 한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가격 강세로 인한 ‘가스→석탄 전환(gas-to-coal switching)’ 현상이 나타나며 석탄 소비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IEA는 밝혔다.
중국에서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냉방 수요 소폭 감소가 맞물려 전력 수요 증가세가 2024년을 밑돌았다. 태양광 설비 확대에 힘입어 석탄 소비도 줄었으며, 배출량 역시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AFP)
공급 측면에서는 태양광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IEA에 따르면 2025년 태양광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 증가분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단일 에너지원 중 기여도 1위에 올랐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태양광이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 많은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분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천연가스는 공급 증가 기여율 17%로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 저장장치는 2025년 전력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술로, 신규 설비용량이 약 110기가와트(GW)에 달했다.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도 12GW를 넘겼다.
세계 석유 수요는 0.7% 증가에 그쳤다. EV 보급 확산이 도로용 연료 수요를 일부 상쇄한 결과다.
◇인도 탄소 배출량, 경제 정상화 국면서 사상 첫 감소
인도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5년 인도의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이 경제 위기나 외부 충격 없이 정상적인 경제 여건 아래서는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전까지 인도의 배출량이 줄어든 건 2020년 팬데믹과 1970년대 오일쇼크 시기뿐이었다. 이번 감소는 강한 몬순 시즌과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0.4% 증가하는 데 그쳐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태양광 공급 확대가 선진국발 배출 증가를 일부 상쇄한 결과다.
◇한국도 무관치 않다
이번 IEA 보고서는 우리나라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이 확인된 만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확대 중인 국내 전력망 수요 전망과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태양광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 증가 기여 1위에 오른 것은 국내 에너지 믹스 정책 논의에서도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향후 관건은 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다. 가스 가격이 안정되면 석탄 소비가 다시 줄어들 수 있지만,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지속된다면 선진국의 배출량 추세가 다시 상승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