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만으론 주택시장 안정 어려워…보유세 올려 매물 내놓게 해야"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6:57

[이데일리 박지애 김형환 기자]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에 의존하기보다 보유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세제 개편과 함께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방향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2026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이 22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가 ‘부동산 시장 전망, 새로운 변화 가능할까?’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집값을 자극하는 근본 원인이 ‘투자 수요’에 있는 만큼, 보유세를 높여 투자 수익을 낮추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보유 부담을 높여 결과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시장 가격 안정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들고 있으면 손해되게”…‘보유세 강화’가 해법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주최의 ‘부동산 세제 개편에 따른 시장 전망’이라는 주제의 2026년 부동산 포럼에서 “부동산은 사실상 제로섬 게임인 만큼, 보유에 따른 부담이 강화되지 않으면 투기 수요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세제 개편을 통해 매도 유인을 자극하고 공급을 늘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언급한 “자본주의에서 집을 여러 채 갖는 것은 자유지만 그로 인해 파생된 사회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근본 해법으로 ‘보유세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지도록 설계할 수 있을까”라며 “그 수준까지 제도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투기 수요를 구조적으로 줄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행 세제 구조가 오히려 보유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대표 단지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해당 단지 전용 84㎡ 기준 공시가격이 2025년 약 34억원에서 2026년 45억원으로 1년 만에 30% 이상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보유세는 1830만원에서 2855만원 수준에 그쳤다”며 “실거래가가 약 6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실효세율은 0.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자산 가격 상승 대비 보유 부담이 낮은 구조에서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손해’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 기대 수익률을 낮추지 않으면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앞선 이재명 정부의 6.27 대출 규제와 10.15 규제지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은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올해 들어 세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강화 가능성 등 세제 개편 의지를 드러낸 것이 시장에 보다 직접적인 안정화 신호를 보냈단 분석이다.

이 대표는 “최근 강남 아파트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보유세 부담 등으로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집값은 결국 매도 물량이 좌우하는데,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의 경우 전월세 시장 역시 갱신계약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과열 양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강남 외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강북권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전세가격 상승과 거래량이 늘며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어서다. 그는 “강남은 다주택자 비중이 높아 세제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만,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시장 전반의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일관된 정책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요 억제 보단 공급 확대 정책이 주효”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도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 중심에서, 보유세 등 세제 강화를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공급 확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출 규제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결국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매도 물량을 늘리는 공급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 매물을 유도해 시장을 안정화하는 현재의 정부 방향에 타당성이 있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주택 공급 시장 구조를 나눠보면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실거주 1주택자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현재까지 이 대통령의 타깃은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였다면, 앞으로는 정책 타깃은 비거주 1주택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이 비거주 1주택자들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 세제 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집값은 결국 시장에 나오는 매물, 즉 공급이 결정한다”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 물량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시장 전반의 구조적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제 개편의 일관성과 정책 신뢰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장에서는 과거와 달리 정책에 대해 신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집을 누가 팔고 있는지 보면 오랜 기간 장기 보유한 사람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는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흐름”이라면서 “그 배경에는 정책 메시지와 시장 기대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주택과 부동산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제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내각에 지시’한 부분이 정책의 신뢰성 확보에서 의미가 컸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로벌 흐름 역시 집값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정책 방향과 시장 구조 변화에 따라 같은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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