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빗썸 본사 모습. 2026.2.24 © 뉴스1 이광호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제재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 심문에서, 양측이 법인 투자시장 개방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빗썸은 “제재가 그대로 집행되면 올해 열릴 법인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해진다”며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FIU는 “전체 거래 중 극히 일부만 제한되는 조치로 손해가 과장됐다”며 맞섰다.
금융당국은 전문투자자 및 상장사 등 법인을 위한 가상자산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올해 안에 법인 가상자산 투자가 가능해지고 빗썸에 대한 처분이 집행되면 법인 시장에서 빗썸이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빗썸은 FIU 처분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한 상태다.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빗썸에 대한 FIU 제재는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인용 여부는 오는 30일 결정된다.
빗썸 "영업일부정지 6개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다른 거래소에 비해서도 과중"
23일 빗썸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심문에서 재판부는, FIU 처분이 그대로 집행되는 상황에서 법인 투자까지 허용될 경우 발생할 영향과 관련한 추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FIU 측에 요구했다.
앞서 FIU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빗썸에 대해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총 368억 원을 부과했다.
영업 일부정지는 신규 가입자에 한해 6개월간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산을 보낼 수 없도록 입·출금을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인 투자 시장이 열리면 이 같은 조치로 인해 빗썸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게 빗썸 측 주장이 있었다.
이날 심문에선 본안소송에서 다뤄질 내용들도 다수 언급됐다. 빗썸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가 자금세탁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으며, 증가시켰어도 그 정도가 미미한 점을 들어 영업일부정지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는 FIU가 빗썸에 영업일부정지 처분을 내린 주요 사유다.
구체적으로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무조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빗썸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지갑 주소로 가상자산을 이전해준 것뿐이므로 미신고 사업자와 영업 목적의 거래를 한 게 아닌 점 △'트래블룰'이 적용되지 않는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서도 체이널리시스 솔루션을 쓰는 등 나름의 조치를 한 점 등을 들어 빗썸이 '고의·중과실'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제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영업일부정지 6개월 처분이 그대로 집행될 경우 빗썸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본다고도 주장했다.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입·출금이 불가능해지면 법인 영업을 포함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지고, 법을 위반했다는 인식으로 시장 점유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른 거래소에 비해 처분이 과중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빗썸처럼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제한 의무를 위반한 업비트와 코인원에 대해서는 영업일부정지 3개월 처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빗썸 측은 "유사 사업자가 영업일부정지 3개월인 것에 비해, 신청인(빗썸)에는 최고 한도인 6개월 처분이 내려진 것은 형평에 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FIU "사업자마다 조치 달라…빗썸 조치 합당했는지 본안소송서 다툴 것"
FIU 측 입장은 달랐다. FIU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동인은 이날 처분의 근거가 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은 국제적인 규정이며,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막아야 하는 점을 들어 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영업일부정지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일으킨다고 한 빗썸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FIU 측은 "영업일부정지는 전체 거래 건수에 비해 극히 일부에만 영향을 미친다. 큰 손해를 발생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사업자에 비해 처분이 과중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여러 사업자들이 제재를 받았지만 사업자마다 (거래 제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시행한 조치가 다르다"며 "이 부분은 본안소송에서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다툴 수 있다. 신청인(빗썸)의 조치가 규범적인 수준에서 합당한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영업일부정지 처분으로 빗썸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법인 투자가 허용될 경우 미치는 영향과, 이날 언급된 것 이외 추가 위험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