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없다, 차라리 사자”…매수 두배 뛴 ‘지역’ 어디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27일, 오후 05:5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 노원구 등 아파트 가격이 10억원 안팎인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급감함에 따라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감소한 반면 매매 거래는 크게 늘어났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올해 1분기(1~3월) 3만 1818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1분기(4만 197건)보다 20.8%(8379건) 감소했다.

반면 매매 건수는 이 기간 9887건에서 1만 6887건으로 70.8%(7000건) 늘어났다.

전세 계약이 2년마다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세 계약이 종료된 후 일부는 월세로 이동했지만 상당 부분 매매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7일 1만5224건으로 작년말(2만 3263건) 대비 34.6%(8039건)나 급감했다. 노원구 중계동 3500세대 대단지인 중계그린 아파트의 전세 매물은 고작 3건 밖에 되지 않는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도 3800세대에 달하지만 전세 매물은 고작 3건이었다.

전세 매물이 없다고 해도 쉽게 매매로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데다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제까지 전면 시행되면서 서울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매수 여력이 제한돼 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노원구 등 아파트 가격이 10억원 안팎인 곳은 다르다.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강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강북구는 1분기 아파트 매매 건수가 420건으로 전세 거래 건수(347건)을 넘어섰다. 관악구, 금천구도 아파트 매매 건수가 각각 641건, 337건으로 전세 거래 건수(689건, 384건)와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노원구의 경우 매매 건수가 2094건, 전세 건수가 2817건으로 아직까진 전세 거래가 매매보다 더 많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매매 건수는 대폭 늘어나고, 전세 건수는 줄어든 수치다. 2024년 1분기 노원구의 매매 건수는 718건, 전세 건수는 3418건으로 매매 건수는 세 배 가까이 늘어나고, 전세 건수는 18% 가량 감소했다.

아파트 매매 가격은 덜 오른 반면 전세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휴먼시아2단지(59㎡)는 4월 10일 5억 7000만원에 팔려 2년 전 5억원 초반대와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전세 가격은 그 사이 2억 5000만원에서 4억 2000만원으로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아이원(84㎡)는 2년 전 전세가격이 4억원 초반대에서 3월 5억 65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오른 반면 매매 가격은 이 기간 6억원대에서 7억원대로 올라 매매 가격 상승보다 전세 가격 상승세가 더 커졌다.

이에 따라 노원구 등에선 전세 매물이 급감한 반면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거나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노원구는 전세 매물이 27일 222건으로 작년말(697건) 대비 무러 68.1%나 급감했지만 매매 매물은 4945건에서 5092건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북구는 전세 매물이 56건으로 59.4%나 줄었는데 매물도 1064건으로 15.4% 감소했다. 구로구도 전세 매물이 136건으로 64.9% 감소했는데 매매 매물 역시 2465건으로 9.4% 줄었다. 금천구도 전세 매물이 62건으로 3분의 1이나 줄었는데 매매 매물은 1153건으로 4.9% 감소했다.

이 지역에서 생애최초 구입자도 급증했다. 법원 등기 정보광장에 따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집합건물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수는 1분기 4578명으로 전년동기(2181명)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분기(4909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임차인들의 매수 움직임이 꾸준하다”며 “인기 지역 안에서도 저가 단지들, 잘 거래가 되지 않던 단지들도 거래가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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