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 전경.(사진=김은경 기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주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발급되는 QR코드 인증이 필요했다. 인증 코드는 계속 갱신돼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향이 먼저 퍼졌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층고를 높여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2023년 문을 연 이곳은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증금 500만원 고정에 3인실은 1인 월세 약 70만원, 1인실은 월세 100만원부터 시작한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님에도 오픈 당시 국내 첫 다인실 형태인 3인실은 입주 상담 시작 보름 만에 98% 계약률을 기록했다. 현재 서울 코리빙 지점 4곳의 연평균 객실 점유율은 95% 이상이다. 이사와 정비 등에 필요한 자연 공실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시 만실에 가깝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기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공실 알림 신청 건수 기준으로 수용 가능 인원 대비 대기자는 약 10배에 달한다. 전세사기 여파가 컸던 2024년 상반기에는 입실 문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 멤버스 라운지 전경.(사진=김은경 기자)
신촌 일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수요가 꾸준한 데다 직주근접을 원하는 1인 가구가 몰리면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안팎의 원룸도 적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설명이다. 여기에 중개수수료와 이사비, 가전·가구 구입비, 관리비 등을 더하면 초기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진다. 처음에는 코리빙이 주변 원룸보다 비싸게 느껴졌지만 월세 급등으로 오히려 가격 차이가 줄거나 일부는 역전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 공유 주방.(사진=김은경 기자)
16층에는 헬스장이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한 번에 4명까지 사용할 수 있다. 별도 비용을 내기보다 입주민에게 제공되는 크레딧으로 예약하는 방식이다. 운동을 마치고 곧바로 방으로 돌아가 씻을 수 있다는 점은 1인 가구에겐 큰 편의다. 13층 도서관에는 주기적으로 큐레이션되는 책과 소파,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 1인실 내부 모습.(사진=김은경 기자)
방 내부는 풀옵션 구조다. 3인실은 하나의 큰 방을 단순히 나눠 쓰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의 방이 분리돼 있다. 침대·책상·의자·수납장·에어컨 등이 기본 제공되고 각 방마다 창문도 따로 있다. 문고리에는 지문인식 도어락이 달려 있어 개인 공간을 분리했다. 화장실은 샤워와 세면, 용변 공간을 나눠 한 명이 샤워 중이어도 다른 사람이 세면대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 방식도 일반 원룸과 차이가 있다.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공실을 확인하고 3차원(3D)·가상현실(VR)로 방 구조를 본 뒤 비대면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아 중개수수료가 없고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부담도 줄였다. 최소 6개월부터 단기 계약도 가능하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 3인실 내부 모습.(사진=김은경 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코리빙이 청년층과 1인 가구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는 있지만 시장 전체의 전월세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공급 구조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주택 공급이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늘어나는 1인 가구와 청년층 임대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역세권 소형주택과 오피스텔, 임대형 기숙사, 코리빙 등 다양한 비아파트 주거 모델을 통해 전월세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신혼부부나 청년층은 대형 아파트가 아니라 소형 주택 수요가 중심”이라며 “소형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에 대한 세제 완화나 주택 수 제외 등을 통해 단기 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