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만점 쏟아지더니”…정부, 2.5만세대 ‘부정청약’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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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11일, 오후 02:14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부인·자녀와 함께 살면서도 부인을 같은 아파트 윗층 장인·장모 집으로 위장전입 시킨 뒤 장인·장모를 부양가족에 포함해 서울 분양 단지에 청약가점제로 당첨된 사례가 적발됐다.

부정청약 사례 중 청약자 위장전입 건. (사진=국토교통부)
최근 청약 시장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고가점 당첨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청약가점 만점 당첨자를 중심으로 부양가족 실거주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함께 살지 않는 부모·자녀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청약 가점을 높인 사례가 속출하면서 건강보험 기록과 전·월세 계약 내역까지 동원해 실거주 여부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정청약 당첨자 집중 조사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규제지역 전체 분양단지와 기타지역 인기 단지다. 총 43개 단지, 약 2만 5000가구 규모다.

정부는 특히 청약가점제 만점 통장 당첨자를 중심으로 조사를 벌인다. 부양가족 수가 4~6명인 사례를 중심으로 부모와 자녀가 실제 거주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는 위장전입 등을 통해 부양가족 수를 비정상적으로 늘려 고가점을 받은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강남권 청약시장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점 사례가 잇따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한 서초구 ‘오티에르반포’ 전용 44㎡형에서는 최고 79점 당첨자가 나왔다. 79점은 6인 가구 기준 사실상 만점 수준이다. 최저 당첨가점 역시 74점으로 사실상 5~6인 가족 만점 통장 경쟁이 벌어졌다. 문제는 해당 주택이 방 2개·욕실 1개 구조의 약 13평형 소형 아파트라는 점이다. 5~6인 가족이 실거주하기 어려운 곳인데도 만점자가 몰린 것이다.

앞서 서초구 ‘아크로드서초’에서도 전용 59㎡C형에서 청약가점 84점 당첨자가 등장했다. 84점은 7인 가구 기준 만점이다. 해당 평형 역시 약 18평 규모로 7인 가족 실거주가 쉽지 않은 구조다.

실제 정부가 적발한 주요 부정청약 사례에 따르면 오누이 관계인 A씨와 B씨는 부모와 함께 단독주택에서 거주하면서 옆 창고 건물 ‘가동’과 ‘나동’으로 각각 주소를 옮긴 뒤, 고양시 분양 단지에 무주택세대구성원 자격으로 청약해 당첨됐다. 해당 창고 건물 역시 부모 소유였다.

또 C씨는 세종시에 거주하면서 익산과 보령에 거주하던 시부모를 본인 집으로 위장전입 시켜 노부모부양 특별공급으로 당첨됐다. 이 외에도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청약 자격을 매매하는 등 부정청약 사례가 잇따랐다.

부정청약을 잡기 위해 국토부와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성인 자녀는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통해 직장 소재지를 확인하고, 부모는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제출받아 병원·약국 이용 지역을 통해 실제 거주 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전·월세 계약 내역과 주택 소유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국토부는 실거래관리시스템(RTMS)과 주택임대차관리시스템(HOMS) 자료를 활용해 부양가족이 체결한 모든 전월세·매매 내역 등을 교차 검증할 방침이다.

또한 기관추천 특별공급 과정에서 장애인·국가유공자 자격을 위조하거나 부양가족 관련 서류를 조작하는 사례도 조사할 계획이다.

현장조사도 강화한다. 점검 인력을 기존 8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하고 단지별 점검 기간도 최대 5일까지 늘린다. 조사 결과는 오는 6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부모는 3년 이상, 30세 이상 성인 자녀는 1년 이상 주민등록표에 등재하면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정부는 성인 자녀 거주요건을 3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할 계획이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성인 자녀를 활용한 단기간 위장전입 편법을 차단하기 위해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며 “부정청약으로 확정될 경우 형사처벌과 계약취소, 계약금 몰수, 10년간 청약 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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