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리플 등 글로벌 기업 방한…"스테이블코인, 韓 무역·수출 확대 기회"

재테크

뉴스1,

2026년 5월 12일, 오후 04:59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12./뉴스1

테더와 리플 등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이 한국을 직접 찾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육성하는 가운데, 한국도 더 이상 규제 논의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무역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글로벌 결제·송금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에 테더, 리플, 디지털커런시거버넌스그룹(DCGG), 퍼스트디지털 등 해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선 스테이블코인 활용 사례와 규제 방향,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방향 등을 논의했다.

참석한 사업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가상자산을 넘어 글로벌 결제·송금·자산 토큰화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디지털 금융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제도 설계를 서둘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업계 "AI 결제·토큰화 시대 오는데…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해"
UDST 발행사 테더는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범죄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오나르도 리얼 테더 준법감시인(CCO)은 "테더는 전 세계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자산 동결과 범죄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은 자금 흐름 추적이 가능해 범죄 대응에 유용하다"며 "민간과 공공 부문 이 실시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각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는 만큼 한국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논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일스 딕슨 테더 글로벌 규제·라이선싱 총괄은 "지난해는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본격 논의된 시점"이라며 "수출 기반 경제를 가진 한국에 스테이블코인은 무역·투자 확대의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각 국가 상황에 맞춘 규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업 리플은 스테이블코인이 실험 단계를 넘어 핵심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라훌 아드바니 리플 글로벌 정책 총괄은 이날 화상 발표를 통해 "지난 1년간 스테이블코인은 약 13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했다"며 "은행 송금은 느리고 비싸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초 단위 결제와 저렴한 수수료,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토큰화 국채와 부동산, 무역채권 등 실물연계자산(RWA)의 결제·담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한국 정책 입안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디지털 강국에 맞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DCGG는 글로벌 규제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슈아 타운슨 DCGG 글로벌 정책 총괄은 "현재 62개국이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마련 중"이라며 "한국 역시 글로벌 상호운용성과 국제 기준을 고려한 규제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모시 신 DCGG 한국 정책 총괄도 "외국 기업들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과 명확성을 원한다"며 "한국이 글로벌 사업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한다면 경쟁력 있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퍼스트디지털은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경제와 결합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빈센트 촉 퍼스트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AI 에이전트 결제는 스테이블코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국경과 중개 기관 없이 프로그램 가능한 통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AI 에이전트 기반 결제 시장 규모가 수조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참가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은행과 발행기관 간 신뢰 기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17년 놓친 골든타임"…정치권·금융권도 '2단계법' 속도전 주문
이날 토론에선 국내 금융권들도 한국의 속도감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한국은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너무 늦었다"며 "지난 2017년 당시 기본법을 마련했다면 지금보다 산업 발전이 훨씬 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국경 간 온체인 결제망과 기존 금융시장 청산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논의에만 집중하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 역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정부안 여부와 관계없이 발의된 법안을 중심으로 입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올해는 반드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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