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로고.
국내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그룹이 핵심 자회사 하나은행을 통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4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양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제기돼 온 업비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 가능성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결제 생태계 구축부터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크워크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결합한 해외 디지털자산 시장 공동 진출, 펀드·연금·신탁 등 디지털자산 기반 자산관리(WM) 서비스 개발까지 폭넓은 협력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힘 싣는 하나은행…두나무 '기와체인' 올라타나
15일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두나무 지분 6.55%(228만 4000주)를 약 1조 32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기업에 투자한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에 확보한 지분은 기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구주 물량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지분 투자 배경에 대해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특히 양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분야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올해 초에는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현재 국회와 당국이 '은행 지분 50%+1주' 컨소시엄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주는 것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구상하고 있어, 이 같은 법제화에 대비해 컨소시엄을 구축해둔 것이다. 이에다른 금융지주들보다 발빠르게 원화 스테이블코인 분야에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분주하다. 일례로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USDC 결제와 매입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하나금융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구상은 두나무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두나무는 업비트 외 수익원을 마련하기 위한 신사업으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기와체인'에 힘을 싣고 있다. 또지난해 9월 출시 당시부터 기와체인이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임을 강조해왔다.
이에 하나금융이 기와체인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양사는 지분 투자와 더불어 기와체인을 하나금융의 미래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이미 기와체인 기술 연동을 마치기도 했다.하나은행은 기와체인을 활용해 해외송금 기술 검증(PoC)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까지 가세해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시 떠오른 실명계좌 제휴 가능성…'1거래소 1은행' 체제 완화될까
원화 스테이블코인 협업은 예정된 수순으로, 일각에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 큰 협업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게 실명계좌 제휴다.
하나은행이 업비트의 새로운 실명계좌 파트너가 될 것이란 추측은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업비트가 지난 2024년 말 실명 인증 수단에 금융권 인증서 가운데 최초로 '하나인증서'를 추가하면서다. 업비트가 2024년부터 케이뱅크와의 실명계좌 계약을 1년 단위로 맺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더했다. 기존에는 2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해왔기 때문이다.
또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비트 역시 실명계좌 파트너로 시중은행을 선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업비트의 기존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 역시 관계 유지에 적극적인 데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쉬운 케이뱅크와의 제휴가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당국이 실명계좌 제휴 '1거래소 1은행' 원칙을 완화할 경우, 업비트가 케이뱅크를 통해 기존 개인 투자자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은행을 통해선 법인 고객 기반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1거래소 1은행' 제도 완화 움직임이 있다.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1거래소 1은행' 원칙을 폐기하자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뿐 아니라 두나무도 법인 시장 확대 과정에서 시중은행과의 협력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향후 법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제도가 완화될 경우 실명계좌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협업 가능성이 거론될 것 같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