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가 지난 14일 세운상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4년 재개발 논의가 시작된 세운지구 재개발은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운녹지축’ 사업을 내세우며 본격화됐다. 세운상가 일대 상가를 헐고 종묘와 남산을 잇는 대형 녹지를 구성하고 양쪽으로 고층 건물을 짓는 구상이었다.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은 서울시장이 교체되며 다시 전면 백지화됐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해당 사업을 도시재생 사업으로 변경됐다. 박 전 시장은 세운·청계·대림·삼풍상가·PJ호텔 등을 잇는 길이 1㎞의 다리를 설치, 1109억원을 투입했다.
세운상가는 서울시장이 오 시장으로 교체되며 다시 운명이 바뀌었다. 오 시장은 세운 녹지축 사업을 발표, 청계천변 높이를 최고 141.9m까지 높이고 이에 대한 공공기여를 통해 종묘 맞은편부터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세운지구 주민들은 정치적 이벤트에 따라 바뀌는 시 정책에 불만을 토로했다. 김종길 세운4지구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만약 새로운 시장으로 바뀐다면 설계 자체를 바꾸는 등 우리가 밟아왔던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매번 개발 사업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는 게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글로벌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본부 집적지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택지를 개발해 이를 민간에 매각, 세계적 기업을 유치해 서울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주택 규모는 6000가구 수준이었다.
최근 서울 집값 문제가 불거지며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넣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역시 1만 가구와 함께 토지매각 방식 대신 장기임대를 통한 사업 추진을 공약했다. 이처럼 계획이 바뀐다면 사업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용산 주민은 “서울의 미래를 닭장 아파트로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치적 논리가 아닌 경제적 논리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시개발이 정치적 이벤트에 멈춰서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인 선거와 다르게 큰 흐름에서 도시 개발의 프로세스는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선거 기간 동안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논란을 만들고 이에 따라 도시 개발이 지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