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과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외곽 중저가 시장으로 이동하는 동시에 세 부담을 의식한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오며 ‘현금부자’를 중심으로 초고가 거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서울시내의 한 공인중개사에 매물현황이 붙어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금액대별로는 △10억원 미만 1만 4835건 △10억~20억원 미만 8241건 △20억~50억원 미만 2331건 △50억원 이상 142건이었다. 전체 거래의 58.1%가 10억원 미만 거래였다. 20억원 이상 고가 거래는 총 2473건으로 전체의 약 9.7%를 차지했다.
10억원 미만 거래는 노원구가 290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로구 1318건, 강서구 1134건 등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 장벽이 낮은 외곽 지역에 집중됐다. 10억~20억원 미만 구간에서는 강동구 665건, 영등포구 651건, 동작구 631건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고가 거래로 갈수록 강남권 쏠림은 뚜렷했다. 20억~50억원 미만 거래는 송파구 519건, 강남구 471건, 서초구 290건 순이었다. 5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는 강남구가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52건), 용산구(11)가 뒤를 이었다. 강남·서초 두 지역만 합쳐도 전체 50억원 이상 거래의 84.5%를 차지했다.
최고가는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244㎡)으로 지난 3월 15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50억원 이상 거래 중 최저가는 서초구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98㎡)로 50억원이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 마지막 50억원 이상 거래는 5월 7일 계약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145㎡)로 거래가는 65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중저가와 초고가 거래가 각각 다른 이유로 움직였다고 본다. 중저가 시장은 전세난과 대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10억~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대출 활용이 가능해 실수요자 유입이 이어졌다”며 “전세 물건 부족으로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로 이동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외곽 중저가 지역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데다 대출 활용이 가능한 가격대라는 점에서 실수요 유입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차라리 매매로 돌아선 수요도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초고가 시장은 현금 자산가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다. 양 전문위원은 “50억원 이상 시장은 대출 규제 영향이 사실상 크지 않은 현금 자산가 시장”이라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공시가격 상승, 보유세 부담 확대 등을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급매 성격으로 매물을 내놓은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 흐름이 서울 부동산 시장 양극화를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했지만, 전세난과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은 외곽 중저가 지역으로 밀리고 핵심지는 여전히 현금 자산가 중심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양 전문위원은 “다주택 자산가라면 외곽보다 강남3구나 용산·성동 등 핵심 지역 주택을 여러 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주요 지역 매물을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다시 받아낸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