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시장에선 공공임대 외에 민간임대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공공임대를 단기간에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공사비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인·허가를 받은 후 즉시 착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공사비 갈등을 추후로 미룬 것이라 준공 시점이 공사비 갈등이 점화될 가능성을 남겨뒀다.
최근 3년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이 장기 평균(2016~2025년) 대비 20~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정부는 전·월세의 중요 공급원인 비아파트 공급이 감소하면서 전·월세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2년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을 9만 가구 공급하되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6만 6000가구를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24~2025년간 규제지역에 3만 6000가구가 공급됐는데 이를 두 배 정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은 3만 4000가구에서 5만 4000가구로 늘린다. 6만 6000가구 공급 이후에도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규제지역에 매입임대 공급을 확대한다. 기존 주택 매입은 1만 2000가구 공급된다.
정부는 규제지역에 한해 지어진 지 10년이 넘어가는 비아파트도 매입키로 했다. 매입물량 확보를 위해 전체 동이 아닌 일부만 매입하는 방식도 활용한다. 예컨대 100가구 전체 사업장 1개를 매입하는 것이 아닌 100가구 중 20~50가구만 부분 매입하는 방식이다. 서울은 19가구, 경기는 50가구로 최소 매입 기준이 있는데 이를 10가구로 낮추기로 했다.
비아파트 시공사와 신축 매입을 약정한 후 조기에 준공될 수 있도록 사업자 자금 조달 부담도 낮추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사에 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70%에서 80%로 상향 조정한다. 잔여 토지비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에 대해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지원을 강화해 사업자의 자금 부담을 토지비의 10% 수준까지 대폭 낮추기로 했다.
착공 후에는 매입대금 지급방식을 기존 골조공사-준공-품질검사 후 등 3단계 지급에서 공정률에 따른 지급 방식으로 개선한다. 예컨대 3개월 단위로 공정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업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지원 자금은 신탁사에 맡겨 관리키로 했다. 문제가 생길 경우 LH와 HUG가 신탁우선수익권을 통해 돈을 먼저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공사가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LH가 설계 단계에서부터 표준평면도를 배포·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고 모듈러 시범사업 등 최신 공법도 적용하도록 지원한다. 공사비연동형으로 약정한 비아파트 공사에 대해선 인·허가 직후 착공한 후 공사원가검증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 공사원가를 먼저 검증하고 약정을 변경한 후 착공했는데 공사원가 검증과 관련된 갈등을 착공 뒤로 미룬 것이다. 인·허가 등이 지연되는 공사에 대해선 약정 해지를 추진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도심 인프라를 누리길 원하는 2030 청년과 신혼부부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민간 임대 공급 활성화를 유기적으로 병행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정 기준에 부합한 ‘착한 임대인’에 한정, 비아파트 구입시 취득세 중과 미적용,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전세보증보험 한도 완화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또 신축 매입임대의 경우 비아파트 준공 시점에 공사비 갈등이 점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남 연구원은 “‘착공 후 공사비 검증’은 향후 준공 시점에 LH와 민간 사업자간 공사비 정산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비용이 사업비에 전가돼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정교한 표준 계약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