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로 생성)
이유는 단순하다. 숫자가 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빙이 빠르게 퍼진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 전세 시장이 위축됐다. 전세대출 금리가 연 4% 초반까지 오르면서 전세를 얻는 것이 예전만큼 유리하지 않다. 그 결과 서울 오피스텔 전세 거래는 2024년 대비 11% 줄고 월세 거래는 16% 늘었다. 2024년부터 2026년 2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5.1% 올랐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이동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금리 구조가 바뀌면서 생긴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다.
둘째, 1인 가구가 늘었다. 서울 인구는 2017년 985만명에서 2025년 930만명으로 줄었으나, 가구 수는 같은 기간 420만가구에서 450만가구로 오히려 늘었다. 혼자 사는 가구가 전체의 40%에 가까워졌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외로움 지수는 48.9%로 전체 평균(38.2%)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코리빙이 단순한 원룸이나 오피스텔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방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함께 제공한다. 혼자 살지만 외롭지 않은 주거 방식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임대료 데이터는 코리빙 시장의 힘을 잘 보여준다. 전용면적 1제곱미터(㎡)당 월 평균 임대료는 2023년 1분기 4만 8000원에서 2026년 1분기 6만 4000원으로 3년 만에 33% 올랐다. 새로 계약할 때의 임대료 상승률(30%)이 기존 계약을 갱신할 때(27%)보다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공급이 늘어도 임대료가 떨어지지 않는 시장이다.
지역별 차이도 크다. 전용면적당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용산구로, ㎡당 9만 5600원이다. 반면 가장 저렴한 곳은 은평구로 ㎡당 3만 6400원이었다. 두 곳의 차이는 2.6배다. 월 임대료 중간값 기준으로는 금천구가 250만원으로 가장 높고 용산구 227만원, 중구 220만원이 뒤를 잇는다. 강남·서초는 입지가 좋음에도 평균보다 낮은 임대료를 보이는데 이미 공급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신규 사업자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아직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리빙 성장, 이제는 ‘누가 운영하느냐’의 문제
사업자 구도는 소수 강자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DDPS(에피소드)가 2992실·15개 지점으로 1위이며 홈즈컴퍼니(1017실) SLP 지웰홈스(880실), 우주프로퍼티 셀립(872실) MGRV 맹그로브(676실)가 그 뒤를 따른다.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공급의 약 90%를 차지한다. 입주자 관리, 커뮤니티 운영, 시설 유지 등 검증된 운영 역량을 갖춘 사업자의 가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물론 순탄한 흐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집을 사서 임대사업을 하는 방식에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주택을 매입해 코리빙으로 전환하는 사업 모델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대신 처음부터 건물을 지어 코리빙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나 호텔·숙박시설을 코리빙으로 바꾸는 방식이 새로운 공급 경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건설형 모델은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수익성 지표도 나쁘지 않다. 서울 오피스텔의 수익률(캡레이트)은 2025년 3분기 기준 연 5% 수준이다. 국고채보다 약 2%포인트 높은 수익을 낸다. 기준금리가 2.5%까지 내렸지만 시장금리(국고채 3년물)는 3.38%에 머물러 자금 조달 부담이 여전한데도 세계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이 이 수익률을 받아들이며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그 자체가 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다.
코리빙 시장은 반짝 유행이 아니다. 1인 가구 증가,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3년간 33% 오른 임대료, 3850억원의 글로벌 투자금 유입 등 숫자들은 코리빙이 서울 주거 시장에서 독립적인 자산 유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2017년 338실의 작은 실험은 2026년 7377실의 현실이 됐다.
이제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바로 ‘코리빙이 성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내공으로 이 성장을 이끌 것인가’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사진=알스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