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청약통장 가입 좌수는 지난해 9월 말 2679만2240좌를 기록한 이후 매달 감소세를 이어가며 8개월 연속 줄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감소세가 고착화하는 분위기로, 지난 1월 2613만 2752좌였던 청약통장 수가 불과 3개월 만에 2600만좌 초반까지 떨어졌다.
청약통장 감소세는 지난 2022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22년 6월 2859만 9279좌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에는 2024년 1월 말 기준 2697만 9374좌까지 감소했고 현재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으로 청약 수요가 급증하기 직전인 2020년 초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특히 수도권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청약통장은 지난 4월 말 기준 635만 208좌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월 말(656만 2806좌)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전인 2020년 1월 말(663만 2670좌)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4.4%까지 커진다. 인천·경기 역시 가입 좌수가 빠르게 줄면서 수도권 전반에서 청약시장 이탈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분양가와 강화된 대출 규제로 청약 매력이 약해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만점 또는 만점에 가까운 가점을 받아야 당첨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 서초’ 전용 59㎡ 당첨자가 전부 84점 ‘만점’을 받았고, ‘오티에르 반포’는 전용면적 44㎡ 기준 최저점 74점, 최고점 79점으로 84점 만점인 5~6인 기준 고가점을 받아야 했다. 현실적으로 3~4인 가구가 청약에 당첨돼 서울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특별공급이나 추첨제 공급을 통해 청약 당첨이 된다고 해도 높은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전월 대비 105만 5000원 오른 1766만 1000원을 기록했다. 평(3.3㎡) 당 기준으로는 서울 분양가가 약 5828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실제 서울 주요 분양 단지 분양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오는 26일부터 분양 일정을 시작하는 서울시 동작구 ‘써밋 더힐’은 ‘국민평형’ 84㎡ 기준 분양가가 최고 29억 7820만원으로 3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같은 날 분양을 개시하는 동작구 ‘아크로 리버스카이’도 전용 59㎡ 분양가가 최고 21억 7940만원, 84㎡는 최고 27억 9580만원 수준이다. 불과 한 달 전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서 분양한 ‘라클라체자이드파인’ 전용 59㎡가 최고 22억 880만원, 84㎡가 25억 8320만원에 분양한 데서 더 오른 것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4억원까지 나오는 만큼 분양가가 높은 지역이라면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야 청약을 도전이라도 해볼 수 있게 됐다. 청약시장이 사실상 현금 동원력이 높은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무용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이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내 집 마련 수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청약통장은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과 같은 성격”이라며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경로는 청약 분양과 기존 주택 매입 두 가지인데 굳이 한쪽 선택지를 스스로 없앨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1~2년 감소 흐름만 보고 청약통장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국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는 여전히 많다”며 “서울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평균 154대 1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주택자라면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