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성수전략정비4구역 재개발,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에서 보듯이 입찰 서류 미비·개별홍보 금지 논란에 따른 재입찰, 마이너스 금리 제공 등, 시공사 경쟁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하반기엔 여의도, 목동을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라 과열 경쟁에 따른 시공사 선정 절차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마이너스 금리 제공의 위법 여부 판단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수주계약을 따 낸 곳은 현대건설로 조사됐다. 현대건설은 25일 5조 5610억원 규모의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상반기 총 6조 6475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따냈다. 압구정3구역은 단일 사업 기준 역대 최대 사업지다. 2위는 2조 1154억원 규모의 압구정 4구역 재건축 사업을 따낸 삼성물산으로 5조 3634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달 30일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과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사업에 대한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이라 결과에 따라서 상반기 수주액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을 두고 DL이앤씨와 표 대결을 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신반포 19·25차와 관련 포스코이앤씨와 대결 중이다. 그 뒤를 성수전략정비 1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 낸 GS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4조 7052억원, 2조 9153억원을 수주해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건설사 간 경쟁입찰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3구역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만큼 현대건설에 도전장을 내밀어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겠다고 판단해 경쟁사들의 입찰이 없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던 영향이다. 압구정4구역에 입성한 삼성물산 또한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1조원대의 성수전략정비1구역 시공권을 따낸 GS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올해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대형 정비사업장이 대거 예정된 만큼, 건설사들이 모든 사업장에 뛰어들기보다 핵심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는 데다 공사비와 금융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무리한 경쟁에 나설 경우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출혈 경쟁을 피하고 사업성이 높은 곳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경쟁이 치열하다.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사업비 4434억원)을 두고 포스코이앤씨는 가구당 2억원을 지급하고 조합사업비를 전액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서 1%를 뺀, 마이너스 금리로 융통해주겠다고 제시했다. 조달 금리에서 1% 손해를 보고 대출을 해주겠단 의미다.
26일 재입찰을 마감하는 성수전략정비4구역 재개발 사업의 경우 입찰 서류 미비, 개별 홍보금지 원칙 위반 등의 논란을 겪으며 재입찰을 진행, 대우건설과 롯데건설간 치열한 경쟁이 붙고 있다.
하반기에는 여의도, 목동을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의도 목화와 시범아파트는 각각 22일, 26일 시공사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목동6단지는 다음 달 27일 DL이앤씨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8단지와 12단지는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상반기 막바지 정비사업 시공권 경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목동 주요 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업비 마이너스 금리 제공, ‘위반’ 여부 명확히해야”
정비업계에선 시공사 선정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마이너스 금리 사업비 제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확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시공과 무관한 금전·재산상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지만, 조합 운영을 위한 사업비가 ‘시공 관련 사항’에 해당하는지는 해석이 엇갈린다.
실제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2019년 이주비 무이자 제안이 문제가 돼 시공사 선정이 취소된 바 있다. 이후 도정법을 개정해 이주비 등 시공과 관련 없는 재산상 이익 제공은 금지됐지만, 최근 사업비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사례가 등장하면서 사업비 역시 규제 대상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판단은 구청 등 지자체가 하고 있다. 서초구청은 신반포19·25차 재건축 입찰안내서에서 해당 판단을 조합 대의원회에 맡겼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국토교통부나 서울특별시가 사업비 마이너스 금리를 위법으로 판단할 경우 시공사 선정 취소나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비가 시공과 관련이 있는 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면 애초에 (시공사로) 선정을 안하면 된다”고 밝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마이너스 금리 등 시공사 입찰 관련 허용 범위와 위법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반기에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