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에 이어 삼성증권까지 두나무 지분을 취득했다.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003530)에 이어 삼성증권(016360)까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주주로 참여하면서 전통 금융권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사업 확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주식·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을 한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이른바 '슈퍼 앱' 경쟁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주식과 가상자산 거래를 결합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금융사들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접점을 빠르게 넓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해묵은 '금가분리'(금융회사의 가상자산 투자 제한) 규제에 대해 최근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금융권의 디지털자산 투자 가속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는 이미 '에브리싱 익스체인지'…뒤늦게 참전한 韓 증권사
28일 삼성증권은 두나무 구주 69만 7487주를 약 3063억 7256만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에따라 삼성증권은 두나무 지분 2%를 확보하게 됐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삼성SDS도 각각 1%씩 두나무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3사가 총 6128억 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4.0%(총 139만주)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매수 대상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카카오 청년창업펀드,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 등이 보유한 구주다. 이로써 두나무 지분 10.59%를 보유한 3대 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삼성 계열사 등에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은행은 물론 증권사까지 적극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사들이는 이유는 가상자산과 주식 시장 간 접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등 관련 제도 정비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에 이미 나선 모습이다. 특히 업비트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1위 거래소인 만큼, 향후 디지털자산·주식·스테이블코인을 아우르는 슈퍼앱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업비트 생태계가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사들의 잇따른 두나무 지분 투자 역시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는 향후 업비트 중심 디지털금융 생태계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식과 가상자산 거래를 같이 지원하는 슈퍼앱들이 이미 다수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에브리싱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를 표방하며 올해 초부터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도 지원하고 있다.미 달러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USDC로도 거래 자금을 입금할 수 있어 스테이블코인으로 주식 매매가 가능하다.
미국의 대표 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유명한 로빈후드도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한 지 오래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상에서 주식을 토큰화한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거래도 유럽 사용자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기존 증권 거래소들도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증권과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슈퍼앱 경쟁에 참전한 상태다.
이처럼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판도가 바뀌자 국내 증권사들도 서둘러 가상자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행보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취득이다.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을 인수하면서 시동을 걸었고, 한국투자증권은 3위 거래소 코인원 인수를 검토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3%에서 9.84%로 늘렸다. 여기에 삼성증권까지 가세한 셈이다.
삼성증권 측도 이날 지분 취득 사실을 알리며 이 같은 투자 배경을 언급했다. 삼성증권 측은 "토큰증권 발행·유통,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사업 전반에 걸쳐 두나무와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거래소의 사업 영역이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가분리 완화 기조도 한 몫…"글로벌 시장 흐름 살펴봐야"
일각에서는 슈퍼앱 경쟁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의 금가분리 완화 기조도 이러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가분리는 2017년 말 가상자산 투기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금융사의 가상자산 참여를 제한한 것"이라며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도화와 입법이 추진되는 만큼 바뀐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가분리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 이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가상자산거래소 규율 체계 정비, 2단계 입법을 함께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









